“北보안원들, 자전거 탄 여성 표적단속”

북한에서 자전거 보유 세대가 급증하면서 자전거 관련 사건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자전거를 탄 여성들과 이를 단속하는 보안원들의 눈치 싸움도 한층 치열해지고 자전거를 노린 강절도 사건도 끊이질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여성들이 자전거를 타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후 지역에 따라 단속 강도는 다르지만 보안원에 적발될 경우 북한 돈 2~3만원의 벌금을 내야한다.

[‘자전車’ 시대(上)]

“北 자전거 보급률 70%…가격 2배 폭등”

보안원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여성만 단속한다. 자전거를 끌고 가면 단속을 당하지 않는다. 결국 여성들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근처에 보안원이 나타나면 일제히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는 시늉을 한다.

이에 대해 북한 내부 소식통은 4일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장사는 여자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장마당 인근에는 자전거에 짐을 하나 가득 싣고 가는 여자들이 많다”며 “그런데 이 여자들이 일제히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갈 때가 있다. 그러면 근처에는 십중팔구 자전거를 단속하는 보안원이 있다”고 전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단속되면 짐까지 조사하기 때문에 실랑이도 잦은 편이다. 지난 3월 중순 경에는 순천시 장마당에서 옥수수 5kg을 사서 돌아오던 30대 여성 교원이 자전거 단속에 걸려 짐과 자전거를 빼앗기자 대동강에 몸을 던진 사건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요즘 장마당에 나가면 자전거를 훔치기 위해 주위를 살피는 도둑집단이 아주 많아졌다”면서 “자전거를 세워 놓고 물건을 고르는 사이 잽싸게 자전거를 채가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전거 도둑이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주민 전반이 생계가 어려운데다 자전거 가격이 1~2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일제 자전거 한 대만 훔치면 최소 8만원을 손에 넣을 수 있다. 8만원은 북한 중하층 세대의 한 달 생활비에 해당한다.

소식통은 “훔친 자전거는 그 즉시 인근 군 장마당에 가서 팔기 때문에 보안서에 신고를 해도 범인을 잡을 길이 없다”며 “자전거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하는 수 없이 또 다른 사람의 자전거를 훔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자전거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노리는 강도들도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밤이 되면 강도들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에게 둔기를 휘둘러 물건까지 빼앗는 사건이 많다”며 “불빛이 거의 없는 밤거리에서 누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분간을 할 수 없으니까 무방비로 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평안북도 어느 한 군에서는 올해 초 자전거 강도 2명이 공개재판을 당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일제 고급 자전거를 타고 밤중에 귀가하던 사람을 2명의 괴한이 덮쳐 둔기를 휘두르고 자전거를 빼앗아갔다. 그런데 둔기를 맞은 사람이 하필 군당위원회 간부였다.

사건이 발생하자 군당위원회가 발칵 뒤집혔다. 보안서에서는 범인을 잡기 위해 인근 3개군 장마당까지 자전거를 구입하려는 사람으로 보안원을 위장 잠입시켰고, 장마당에서 자전거 구매자를 찾던 범인들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구매자로 위장한 보안원을 집에까지 데려가 자전거를 보여주다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영세한 장사꾼들이 이런 자전거 강도를 당하면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다. 하루 벌이가 당일 생활비이자 다음 날의 장사 밑천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몸까지 상해 며칠을 몸져누우면 순식간에 집안이 기울 수밖에 없다.

이처럼 강도 사건이 많아지자 장사꾼들은 밤거리를 이동할 때 가능하면 서너 명이 무리를 지어 이동을 하고 함께 갈 사람이 없을 경우 차라리 외지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낮에 이동하는 것이 요새 조선(북한)의 풍경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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