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군(軍) 내에서 상습 구타를 당해 온 북한 군 병사가 상급 간부 처벌을 노리고 김일성 생일(15일) 전 탈영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12일경 양강도 주둔 10군단에서 탈영병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입대한 지 2년 정도 된 군인 한 명이 탈영했는데, 현재까지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이 군인은 ‘짬탕(자유주의)을 지속한다’는 이유로 상급 간부에게 구타를 당했고, 이에 반발심을 키워가던 중 명절(김일성 생일)에 맞춰 탈영한 것”이라면서 “국가 대 명절에 사건이 발생하면 상급이 처벌을 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체제 들어 군부대 내에서 하전사(병사)들의 기강을 잡기 위한 내부 통제와 단속이 강화됐다. 이에 발 맞춰 상급 간부들은 명령에 불복종하는 경우 심하게 구타를 가하는 일이 많아졌다.
때문에 군부대 내에서 연일 ‘혁명적 동지애’ ‘상하일치’ ‘관병일치’ 정신으로 무장할 것을 독려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가혹행위를 당한 병사들 사이에서는 반발심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국경 지역 군부대에서는 상하 불복종 문제가 이미 만연해 있다”면서 “(당국은) 핵과 미싸일(미사일)을 내세워 ‘동방의 핵강국’ 선전을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전투를 담당해야 할 군인들의 기강은 형편없는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긴 복무 기간(10년)과 만연한 영양 부족 등도 탈영 등 이탈 현상에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소식통은 “2년 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지속적으로 구타를 당하면서 ‘이 생활을 또 8년 동안 어찌 견디냐’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면서 “영양실조로 허덕이는 군인들이 부업(副業)으로 농사까지 도맡아 해야 하니 견딜 수 없게 돼 탈영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계훈련도 막바지에 이른 시점이라 사상적으로 해이해진 것도 이유 중의 하나”라면서 “종합해서 보면 요즘 우리(북한) 젊은 군인들 사이에서는 ‘나라’는 없고 ‘나’라는 존재만 중요해 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