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변화에 간부층 활용가능…인권 문제엔 양보 없어야”

지난해 12월 유엔 총회에서 11년 연속 북한인권 결의안이 통과된 데 이어, 지난 23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의 반(反)인도 범죄 책임자를 법정에 세우기 위해 전문가 그룹을 신설한다는 내용의 대북결의안을 표결 없이 채택했다. 참혹한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 차원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인권 실태 조사를 위해 지난해 6월 말 서울에 설치된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 역시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인도적 지원과 북한 내 인권 침해 책임자를 규명 문제와 관련한 자료와 증거를 수집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나 폴슨 유엔북한인권현장사무소장(사진)은 최근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침해는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향후 북한 고위급 간부들과 다시금 접촉해 관계를 이어갈 기회가 생기더라도, 북한인권 문제에 관해서는 일말의 양보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슨 소장은 이어 “(우리는) 주민들의 인권을 탄압한 북한 당국이 그에 응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다시는 북한 내에서 인권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면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한 북한 정권 내 인사들에게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정권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국제사회가 목소리를 더 높여 지적해야 하는 부분도 이것이다”면서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권 침해는 피해 당사자들에게만 아픔을 주는 게 아니라, 인류 전체를 봤을 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폴슨 소장은 “북한 당국에 의해 상당히 많은 인권 침해가 이뤄졌고, 그에 대한 책임 규명이 명확히 돼야 한다”면서 “이를 해결해가는 방안 역시 인권 침해의 고통을 단순히 ‘경감’시키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북한 내에서 인권 탄압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권 의식 제고를 통한 북한 변화 유도 정책’에 대해 폴슨 소장은 “비단 일반 주민들뿐만이 아니라 당국이나 지도층에게도 (이 방안이)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때로는 북한의 실세들이 북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카드를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그들과 효과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것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를 계기로 유엔 차원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아젠다로 적극 올리고 있다. 북한인권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루지 않았던 과거에 비하면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여전히 북한 주민들의 삶이 나아졌는가에 대해 ‘그렇다’고 답하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점차 북한인권 상황을 개선해가는 과정 중에 있는 만큼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꾸준히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다음은 시나 폴슨 유엔북한인권현장사무소장과의 인터뷰 전문]


– 올해 6월이면 유엔북한인권현장사무소가 개소한 지 1년이 된다. 어떤 일을 추진해오고 있나?


일단 사무소 개소는 유엔인권이사회의 결의에 따른 것으로, 당시 이사회는 본 사무소에 크게 세 가지 영역의 업무를 지시했다. 첫 번째는 북한인권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조사하는 업무다. 사무소 개소 직후인 6월부터 계속해오고 있는 업무로, 북한 전문가들이나 탈북자들과의 인터뷰 또는 별도의 정보 출처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 임무는 ‘아웃 리치(Out reach)’라고 부르는 것으로, 쉽게 말해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한 본 사무소의 업무를 널리 확장해가는 것이다. 북한인권 개선 방안을 찾는 데 있어 시민 사회 단체들이나 관계 정부 부처들과도 협력하고 있고, 일반 대중들은 물론 국제사회가 북한인권 문제에 계속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사무소 측에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진행하는 일들 역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인식 고취를 위한 아웃 리치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관련 정부 부처나 시민 사회 단체로 하여금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지원을 하는 업무가 있다. 북한인권 상황을 증진시키고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역량 강화에도 협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무소 측에서 북한인권 관련 행사를 직접 주최하는 것은 물론, 다른 단체에서 실시하는 행사에 우리 사무소가 참석하기도 한다. 이런 자리들을 자주 마련함으로써 북한인권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이를 개선해갈 방안은 무엇이 돼야 할지 논의하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갖고 있다.


– 많은 업무들을 진행하고 있다. 사무소가 개소한 지 오래 지나진 않았지만, 그간 눈에 띄는 성과라면 뭐가 있었나?


일단 북한 전문가들이나 탈북민 분들과 지속적으로 북한인권 상황을 논하고 관계를 쌓아가고 있는 게 중요한 성과다. 북한인권 실태에 대한 사무소 측의 조사 및 이해를 높여가는 과정도 마찬가지겠다. 또 하나는, 2014년 발간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의 내용을 업데이트하고 강화해가는 게 있다.


앞서 사무소 측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세 가지 정도로 나눠서 이야기했는데, 사실 그러한 업무들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서로 다 관련되는 일들이라고 보면 되겠다. 모니터링을 통해 얻은 정보를 국제사회를 향해 ‘아웃 리치’ 할 수 있지 않나. 현재는 이 같은 일들을 지속해가는 과정에 있다. 사무소 측이 어떤 성과를 이뤄가고 있는지 일일이 나열을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실제 북한 주민들의 삶이 나아졌는지의 여부를 검증하는 게 아니겠나. 아직까지는 북한 주민들의 삶이 개선됐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하기는 이런 상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사무소가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 북한인권 실태에 대해서 모니터링 한 바에 따르면, 김정은 체제에 들어선 뒤의 인권 침해는 어느 정도로 자행되고 있나?


북한인권 부문에 있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모니터링 하지는 않는다. 다만 현 시점의 인권 실태가 어떠한 지를 살펴보면, 북한 체제에서 기인하는 구조적인 요인들로 인해 인권 침해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북한 사회 자체가 애초에 표현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 등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누군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게 됐을 때도 정당한 재판을 받지 못한 채 구금될 만큼 인권 침해 수준이 상당하다.


– 북한 내에서도 가장 심각한 인권 유린이 이뤄진다고 꼽히는 곳이 바로 정치범수용소나 교화소 등의 구금 시설이다.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탄압 실태는 어느 정도인가?


구금 시설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처음에 혐의를 받을 때부터 구금이 된다는 것이다. 무죄추정의 원칙이나 변호사 접견권 등 인권법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보장돼야 하는 권리들조차 계속 침해당하고 있다. 구금이 된 이후나 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또는 체포된 직후부터 무자피한 폭행이 이뤄진다는 점도 큰 문제다. 어디 그 뿐인가. 구금 시설 내부의 환경도 매우 열악하다. 식량이나 식수에 대한 접근도 제한적이고, 위생 면에 있어서나 위생 상태도 엉망이다. 일반적으로 당연히 갖춰야 할 만한 조건들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북한 당국이 내린 조치에 반대 의사를 표명할 만한 독립적인 기구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으로부터 인권 탄압을 받는 당사자 또는 당사자 가족들을 위해, 국가의 조치가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할 만한 존재가 없다는 것이다.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실 있다고 하더라도 국가에 반하는 의사를 표명하는 즉시 더 심각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 김정은 체제에 들어서 국경 통제가 심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 탈북이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국경을 넘었더라도 북송의 위험이 더 커졌을 것 같은데.


최근 몇 년 사이에 탈북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실제 탈북을 해서 대한민국에 정착했거나 또는 정착을 위해 넘어오고 있는 탈북자들의 수도 많이 줄어들었고.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단 국경 단속이 강화됐고, 탈북 비용이 굉장히 비싸졌다고 전해진다. 일단 사무소 측에서는 탈북 과정에 있는 사람들보다는 탈북 후 대한민국에 정착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북중 국경 지역에서 조사를 하려고 해도, 워낙 감시가 삼엄해 쉽지가 않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지난해 한국에 온 탈북자 80% 이상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정확히 왜 여성이 80% 이상이 되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건 어렵지만, 이 비율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탈북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 남성들에 비해 인신매매와 같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크지 않나.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훨씬 높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탈북을 감행하는 것이다. 여기에 어떤 이유가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 북한에서 일어나는 인권 탄압은 사실 특정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 북한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 주민 전반이 겪는 인권 침해로는 뭐가 있나.


외부 정보에 접근할 자유,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심지어 자신의 양심에 따를 자유까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그 뿐인가. 노조를 결성한다든지 하는 결사의 자유도 없고, 언론의 자유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북한 정권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거나 정권이 하고 있는 일을 견제할 만한 세력이 부재한 상태다. 말 그대로 전혀 없다. 이런 체제 자체가 북한 주민들 개개인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가 북한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가운데서도 주민들 개개인의 사회적 또는 경제적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평양에서 태어난 엘리트 출신들은 기본적인 니즈(needs)를 충족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사실상 많은 것에 접근할 권한이 주어진다. 반면 지방에서 상대적으로 어렵게 태어난 사람은,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살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불평등은 어느 나라에든 있겠지만, 적어도 불평등한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를 국가를 향해 할 수 있지 않나. 북한에선 그럴 수가 없다. 정권에 충성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위협을 받지 않은 채 정권에 뭔가를 요구하거나 제기하는 게 매우 어렵다는 얘기다.


예를 들면, 이동의 자유와 같은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다. 다른 국가들의 경우,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생계를 꾸려나가기가 어렵다면 다른 도시로 이주해 그곳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지 않나. 그러나 북한에선 자신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조차 마련할 수가 없다. 본래 태어난 곳 또는 이미 일을 하고 있는 곳, 혹은 배정 받은 곳에서 벗어나는 게 자유롭지 않다는 얘기다. 따라서 합당한 경제 활동을 할 만한 기회도 제한되고, 본인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 유엔을 포함해 국제사회가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해 북한 정권을 고강도로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북한 당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일단 국제사회의 노력이 북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해서 이해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일정 부분에 있어서는 북한인권과 관련해 개선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014년 유엔 인권이사회가 보편적 인권 정례 검토를 통해 제안했던 부분을 북한 당국이 일부 수용한 것만 봐도 그렇다. 당시 북한이 수용한 권고는 여성이나 아동, 장애인에 대한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것들이었고, 북한은 이와 함께 당 관료들에게 인권 교육을 시키겠다고도 답한 바 있다. 북한의 이 같은 수용은 당시 굉장히 환영할 만한 변화라고 여겨졌다. 이제부터 노력할 부분은 이에 대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실제 북한 정권과 접촉해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할 필요도 있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특히 근래의 북한 상황을 감안해보면 여전히 어렵다.


– 일각에서는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한 조치로 경제 제재뿐만이 아니라 인권에 대한 압박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일단 북한으로 들어가는 인도주의적 지원은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 어떤 대북 제재를 취하더라도, 가장 취약한 계층인 북한 주민들이 이 같은 인도주의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인권 개선이란 결국 인간이 존엄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조건들을 충족하는 것부터 시작되지 않나. 북한 주민들에게 충분한 식량이라든지 적절한 주거 시설 등을 제공하는 건 계속해야 한다.


동시에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한 북한 정권 내 인사들에게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미 COI 보고서에도 명시가 됐다시피, 북한 정권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국제사회가 목소리를 더 높여 지적해야 하는 부분도 이것이다.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권 침해는 피해 당사자들에게만 아픔을 주는 게 아니라, 인류 전체를 봤을 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 이야기가 나온 김에 묻겠다. 북한인권 유린의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게 실제 가능한 일인가?


일단 이 문제는 유엔 총회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다. 때문에 유엔 회원국 전체가 동의한 문제라고도 볼 수 있겠다. 지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김정은’을 ICC에 회부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태이고, 유엔 총회의 결의에서는 사실 ‘김정은’이라고 정확히 명시하지는 않고 있다. 때문에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르면, 아직까지 북한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은 ‘북한 당국’에 있는 것이지 북한 당국의 ‘한 인사’에게 있는 게 아니다. 북한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을 하는 데 있어서도 형사 소송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북한 당국에 의해 상당히 많은 인권 침해가 이뤄졌고, 그에 대한 책임 규명이 명확히 돼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침해는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를 해결해가는 방안 역시 인권 침해의 고통을 단순히 ‘경감’시키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북한 내에서 인권 탄압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앞서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하자면, 일단 북한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자를 ICC에 회부하는 일은 유엔 안보리 등이 추진할 부분이다. 사무소 측에서는 관련 정보를 가능한 많이 수집해갈 계획이다.


– 북한인권 문제 해결에 있어서 책임자 규명만큼이나 중요한 게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인권’에 대한 개념을 깨우치게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북한 주민들의 의식 계몽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구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러한 접근 방식과 목적에 동의한다. 모든 사람들이 본인의 삶이나 본인의 미래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을 만큼 합당한 권리를 부여 받아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사실 북한은 상당히 닫힌 국가이지 않나. 특히 외부 정보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 제한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주민들을 계몽시킬 수 있을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듯 하다. 다만 그러한 일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는 걸 알고 있다. 그들마다 갖고 있는 의견과 역할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는 만큼 분명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덧붙이고 싶은 말은, 북한을 겨냥해 인권에 대한 의식을 이끌어내는 데 있어서 비단 일반 주민들뿐만이 아니라 당국이나 지도층에게도 (이 방안이)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


– 최근 북한 주민들이 한국 드라마나 영화,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상당한 의식 변화를 겪고 있다는 제보가 많다. 그렇다보니 체제에 대한 충성심도 예전 같지 않다던데, 사무소 측에서 조사해 본 결과에 따르면 어떤가?


북한에서 상당히 많은 주민들이 한국 드라마를 비롯한 외부 정보에 접근하고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비율도 크게 늘지 않았나. 이 같은 변화는 분명 북한이 아닌 다른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북한 주민들에게 전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근래에는 북한 당국에 걸리지 않는 방법으로 외부 정보를 접하는 북한 주민들이 늘었다고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상황까지 포착한 북한 당국이 이전보다 더 철저히 외부 정보 차단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보니 외부 정보에 눈을 뜬 주민들이 많아졌다고는 해도, 이것이 심각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과연 외부 정보를 즐기는 주민들이 급속히 확산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무래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 질문을 바꿔보겠다.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가 강화되는 와중에도, 중국이나 러시아 등 일부 국가들은 여전히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 과정 등에 있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일 때가 많다. 북송 문제와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왜 이런 태도를 보인다고 생각하나?


일단 유엔 차원의 기구로서 특정 국가에 대해 민감한 발언을 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는 ‘인권’ 이상의 문제와 결부돼 있다. 지정학적인 요인이나 역사적인 요인 등이 전부 얽혀 있다. 긴 답변을 하기 어렵겠지만, 분명한 건 유엔의 어떤 회원국이든 난민 협약이라든지 재송환 금지의 원칙, 고문 방지 협약 등을 성실히 준수하며 북한인권 및 탈북민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점이다.


– 앞으로 북한인권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하나.


일단 지금은 북한인권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 중에 있다. 2014년에 나온 COI 보고서가 그 분수령이라고 볼 수 있다. 보고서가 북한 내의 심각한 인권 침해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림으로써, 현 시점에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걸 촉구하지 않았나. 우리 사무소도 그 이후에 개소할 수 있었다. 유엔 인권이사회라든지 안보리에서도 북한인권 문제를 주요한 아젠다로 계속 올리고 있다. 사실 2014년 이전만 하더라도 북한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의제로 다뤄지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에 비하면 현재의 상황은 매우 고무적이다. 국제사회가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상당히 중요한 일을 해가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하고 있는 일들이 꾸준히 지속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북한인권 상황을 계속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책임 규명을 하는 동시에, 북한 내 실세들과 효과적인 관계를 맺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이들 중에서는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만한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더라도 절대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북한인권 문제를 해결해감에 있어서 북한 당국에게 양보할 수 있는 사안은 절대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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