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방송 아나운서도 납치된 일본인이다”

▲1988년 북한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야쿠라 씨의 실종 전 사진(좌), 지난 3월 15일 촬영된 ‘조선의 소리’ 신범 아나운서의 사진(우) ⓒ데일리NK

북한 관영 라디오 방송인 ‘조선의 소리’ 아나운서가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일본인 납치피해자의 목소리로 판명됐다고 일본 산케이 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특정실종자문제 조사회(아라키 카즈히로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1988년 행방불명 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북한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비교, 감정한 결과 두 목소리가 매우 비슷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조사회는 지난달 말 3월 15일 평양 고려호텔 로비에서 촬영된 ‘조선의 소리’ 담당 아나운서 신범(愼範) 씨와 1988년 일본에서 납치된 야쿠라 도미야스 씨가 동일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정확한 확인을 위해 도쿄대 첨단과학기술 연구센터의 무라오카 테루오 객원 연구원(음향 공학)에게 두 목소리의 음성 감정을 의뢰한 결과 이같은 판명이 나온 것.

무라오카 연구원은 “두 목소리에 공통의 날카로운 부분이 있어 비슷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하면서 “발성 기관은 유전적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성대로 나온 소리를 비교하는 것으로, 친족 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법은 2006년에 실종된 다른 납치 피해자 친족의 음성 감정에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성감정에 앞서 조사회측은 토쿄 치과대 하시모토 교수에게 사진 비교분석을 의뢰해 야쿠라 씨의 사진 30여장, 신범 씨의 사진 2장, 3월 15일 찍은 사진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동일인으로 봐도 문제가 없다’는 판명을 받았었다.

이에 따르면 신범 씨와 야쿠라 씨는 얼굴의 특징적인 부분인 귀, 코, 눈 주변의 골격, 결후(후두[喉頭]의 연골이 약간 튀어 나온 부분), 손가락 모양 등이 모두 일치하며 키도 똑같다.

북한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신 씨는 평양의대 출신이며, 10년 동안 교원(교사)으로 일하다가 지난 1998년부터 중앙방송위원회에서 근무하고 있다. 신 씨를 만난 사람들은 일본말이 아주 완벽한 것에 비해 한국말은 서툴렀다고 전했다.

신 씨와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야쿠라 씨는 1951년생으로 1988년 8월 2일 도또리현 사카이미나토항에서 출항, 고기잡이를 하다가 실종됐다. 당시 해상보안청이 수색한 결과 8월10일에 어업을 하던 곳에서 상당히 떨어진 해상에서 그의 배가 발견됐다. 당시 배에는 선장실 옆에 충돌 흔적이 발견됐었다.

이에 대해 아라키 대표는 “북한이 음성감정과 사진감정 결과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 결과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해결하는데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정부도 이와 별도로 사진과 음성 감정을 독자 진행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의 감정 결과 두 사람이 동일인물로 판명될 경우 북일 양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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