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민주화 행동단체 ‘자유북한군연합’ 주목

▲ 김정일 위원장 사진 위 반 체제 낙서 격문

북한군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들이 북한의 체제변화를 주도하기 위한 행동단체를 결성, 그 배경과 활동 방향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교도지도국 19여단 2대대 상위 출신으로 1999년 국내에 입국한 임천용(41)씨는 2일 조선일보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북한 인민들이 처한 사정은 이제 비상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현재 20명 이상의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들이 가입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임씨는 이 단체를 당분간 ‘자유북한군인연합'(가칭)으로 부르고, 대표인 임씨만 얼굴을 드러내 공개활동을 하기로 했다.

또 이들은 스스로를 ‘비상한 조치를 취할 북한민주화 행동단체’로 규정하고, 결의문을 통해 “민족의 운명을 위해 죽음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그 길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소수 정예의 특수부대 회원을 통해 북한 내부의 반(反) 김정일 활동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들은 김정일에게 보내는 공개편지에서 “북한 정권이 자발적으로 안 하면 우리가 체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북한의 지형지물에 익숙하고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국경지대나 북한 주요 도시에 침투해 반(反) 김정일 활동을 전개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고 있다.

회원들은 신분을 숨긴 채 대외 활동을 진행하는 ‘비공개 행동결사체’를 지향하고 있다. 조직의 성격만 본다면 제3국(남한 등)에 거점을 두고 조직명과 지도자만 공개한 채 비밀 조직원들을 통해 북한 내부 활동을 진행하는 형태로 보인다.

주요 활동은 그동안 탈북자와 일부 NGO를 통해 일회성으로 진행돼왔던 북한 내부의 反 김정일 활동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끌어가려는 행태로 관측된다.

지금까지 북한 민주화와 인권활동은 남한이나 국제사회에서 탈북자와 북한인권 실태를 폭로하고 국제여론을 형성하는데 주력해왔다. 김정일 정권이 인권개선과 개혁•개방에 나설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외교적 접근론이 주요한 방향이었다고 볼 수 있다.

‘자유북한군인연합’은 김정일 정권이 개혁개방을 계속 거부할 경우 일정한 시점부터 북한내부에서 주민들의 민주주의 활동을 촉발시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어, 기존 외교적 접근과는 근본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단체는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편지에서 “이제 북한 인민들이 무지하게 살던 어제의 바보 같은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그들이 당신(김정일) 한 사람을 위해 한세상 왔다가 가야 되는 불행한 인생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북한 정권이 체제를 개방하고 인권을 보장하며 정치범들과 탈북자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면서 “당신이 안 하면 우리가 한다. 용단과 대담성으로 인민들을 배려해주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다음은 자유북한군인연합이 김정일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전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께.

북한을 이탈하여 자유민주사회에 정착한 우리는 희세에 없는 정치 폭력과 반인권정책의 제물로 비참하게 죽어가고 있는 불행한 가족과 형제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며, 시기가 되면 북한 땅에 자유민주정권이 수립돼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였습니다. 때와 상황은 폭력적인 독재정권이 사느냐, 약자인 인민들이 사느냐 하는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양자는 결단을 내려야 할 순간이 됐습니다.

우리는 북한을 탈출한 북한군 570군부대 출신들과 일반 군단 산하 사·여단 소부대 경력자들을 비롯한 특수부대 출신들을 모체로 하여 ‘자유북한군인연합(가칭)’을 조직하고 활동에 착수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북한 정권이 자발적으로 안 하면 우리가 체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북한군 시절 수령을 목숨 이상으로 숭배하고 사회주의를 생존 이유로 신념화했었다면, 잘못된 그 체제를 방임하지 말아야 할 의무 또한 오늘 우리에게 있습니다.

자유북한군인연합은 다음을 당신에게 요구합니다. 북한 인민들에게 자유를 허락하십시오. 정치범수용소와 같은 인간 도살장들을 없애버리고 인민들이 자기 능력으로 먹고 살 수 있게 풀어줘야 합니다. 그들이 당신 한 사람을 위해서 한세상 왔다가 가야 되는 불행한 인생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그들도 살아야 할 의무가 있고 자기 생명의 값어치를 세상 앞에서 공정하게 평가받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수천만명의 목숨을 손아귀에 쥐고 권력과 부의 독재를 세습적으로 누리려고 생각하는 것은 민족 앞에 용서받지 못할 행위입니다. 자유민주라는 시대의 흐름을 북한 수뇌부 몇몇 사람의 머리로 막겠다는 것은 착각입니다.

북한 인민들이 무지하게 살던 어제 날의 바보 같은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북한 내부에서 급진적으로 대중화되고 있는 생존 투쟁은 자유를 갈망하는 흐름입니다.

국방위원장님, 사회주의 이론이 비과학이라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입니다. 우리는 북한 정권이 체제를 개방하고 인권을 보장하며 정치범들과 탈북자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할 것을 권고합니다. 확신이 없는 도박에 삽날을 박고 인민들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북한 정권의 위기는 그만큼 빨라집니다. 생사기로에 놓여 있는 민족의 운명을 위해 죽음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그 길을 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이 안 하면 우리가 합니다. 용단과 대담성으로 인민들을 배려해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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