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민주화론’ 김영환, “회령사건 의미 크다”

북한 민주화와 관련하여 거부 혹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은 주로 다음 몇 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것은 첫째 북한의 실정을 잘 모르기 때문이고 둘째 북한의 체제붕괴가 매우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북한체제가 유지되면서 연착륙하도록, 다시 말해 이른바 중국식의 개혁개방을 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논리에 집착하기 때문이며, 셋째 북한의 민주화라면 북한 인민이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북한 인민이 민주화에 나서지 않는데 옆에서 떠들어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기 때문이다.

북한민주화에 유보적 태도를 보이는 이유

첫째와 둘째와 관련하여서는 나중에 다시 논할 기회가 있으리라고 생각되므로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다. 셋째 문제와 관련해서는 90년대에 북한의 군부에서 조직적으로 혁명을 기도했던 6군단 사건이나 3~4차례 있었던 북한의 지하조직 명칭의 성명 발표(육성테이프나 유인물) 등을 설명해주어도 별로 실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6군단 사건은 그 자체로는 엄청난 사건이었고 그 사건 때문에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정치범수용소로 가거나 불명예제대 했으며 김정일이 아예 6군단 자체를 없애버릴 정도였는데 남한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생소하다. 그리고 주로 중국에서 발견되거나 아니면 남한의 언론사로 배달되어 오는 유인물이나 육성테이프에 대해서는 그 실체에 대해 잘 믿기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피랍탈북인권연대>가 입수하고 <데일리엔케이>가 보도한 <자유청년동지회>의 결의문은 그러한 것들과도 차이가 있다. 함북 회령시 1.17공장과 대덕리 마을 입구에 격문이 붙어있는 것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이다. 물론 북한과 같은 엄격한 감시와 극단적 통제가 있는 사회에서 누가 캠코더를 지니고 가다가 우연히 그것을 발견하고 촬영했다는 것은 거의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자유청년동지회>의 조직원이 격문을 붙이고 바로 촬영했든지 아니면 관계자가 촬영한 것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이러한 것의 발견이 북한 곳곳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북한 땅의 공개장소에 이러한 격문이 나붙고 그것이 동영상의 촬영으로 증명되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북한 땅에서 이러한 민주화투쟁의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한국과 많은 나라 사람들에게 북한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또한 현재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임시탈북자들에게도 이러한 동영상은 깊은 인상을 줄 것이다.

“북한문제, 심각한 정책갈등 있을 것”

북한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전략과 어떤 정책을 가져야할지에 관해 앞으로 몇 년간 매우 심각한 혼란과 논쟁과 갈등이 있을 것이다. 이건 한국에서 가장 심하겠지만 미국, 일본,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의 북한문제에는 여러 차원의 매우 복잡한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 핵에 대한 평가, 군사적 충돌이 가져올 엄청난 폭풍, 압박정책에 대한 평가, 북한의 개혁개방정책에 대한 평가, 북-중관계에 대한 전망, 남북관계의 여러 복잡한 요소에 대한 입장 등 대단히 복잡한 문제들이 있다.

어쨌든 그 모든 전략과 정책의 핵심에는 북한 인민이 자주성과 존엄성을 지닌 인간이라는 것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이는 북한 인민 스스로가 더 이상 김정일의 노예로 살지 않고 자주성과 존엄성을 지닌 인간이라는 선언과 절규를 끊임없이 함으로써 세상 사람들에게, 특히 자기 스스로에게 이러한 인식을 더욱 뚜렷이 할 수가 있을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한국의 도움으로, 혹은 기타 그 어떤 우연적인 요인에 의해 북한 인민이 자유로와지고 풍요로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북한사회의 질적 발전의 기본동력은 북한 인민의 자주성에 있으며 이는 스스로 노예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끊임없는 민주화투쟁을 통해서만 얻어지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김영환 논설위원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