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민경련, 초청장서 ‘신변안전’ 문구 빼

북한이 최근 남한의 방북 희망자에게 보내는 초청장에서 ‘초청’이라는 말 대신 ‘동의’라는 표현을 쓸 뿐 아니라 신변안전을 보장한다는 표현도 뺀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통일부와 대북 지원단체들에 따르면 북측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는 이달 중순 방북할 계획인 일부 단체에 최근 “귀 단체가 제기한 ○○ 방문에 동의하며 체류기간 편의를 보장합니다”라는 내용의 팩스를 보냈다.

종전에는 문서 왼편 상단에 단체의 이름을 적어 ‘○○ 앞’이라고 쓴 뒤 ‘초청장’이라는 제목으로 “귀 단체가 ○○을 방문하도록 초청합니다”, “체류 기간 모든 편의를 제공하며 신변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을 알리는 바입니다”는 표현을 주로 써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청장’이라는 제목없이 곧바로 ‘○○ 앞’이라고 쓴 뒤 본문에서 ‘초청’ 대신 ‘동의’한다는 표현을 쓰고, ‘편의 제공과 신변안전 보장’도 ‘편의 제공’으로만 바뀌었다.

북측의 이러한 새로운 초청 형식은 통일부가 북한의 초청장을 받은 전국교직원노조, 6.15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 등 단체의 대규모 민간 방북단에 대한 방북 불허 방침을 8일 밝힌 직후부터 취해졌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12일 해당 단체들에 “북측에 팩스를 보내 ‘초청’으로 고치고 ‘신변안전’을 넣어달라고 요청하는 게 어떠냐”며 방북 승인을 보류했다가 단체들의 반발과 촉박한 일정을 감안해 방북을 승인했다.

한편 북한은 남한과의 사회문화분야 교류는 북측 민화협을 통해, 경제지원.협력분야는 민경련을 통해 추진하는 가운데 북측 민화협이 남측 단체와 사회문화 분야 공동행사를 위해 보내는 초청장에는 2000년 6.15공동선언 이래 ‘신변안전 보장’ 문구를 따로 표기하지 않고 있다.

한 단체 관계자는 “공동행사의 취지나 참여 단체들의 성격상 굳이 ‘신변안전’이라는 말을 넣을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북측 민경련은 다양한 성향의 대북 지원단체들과 공동사업을 벌이는 점을 감안해 초청장에 별도로 ‘신변안전 보장’을 명시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방북 동의장 형식을 취하는 것은 자신들이 초청장을 발급해 줬는데 남한에서 방북을 불허한 데 대한 불만의 표시”라며 “초청장을 무시했으니 앞으로는 초청하지 않는 대신 남측 단체가 북으로 오겠다는 의사표시에 동의한다는 표현을 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원사업은 북한이 필요로 하는 사업이고 어차피 초청장에 명확한 양식이 있던 것도 아니므로 정부가 문구만 너무 따지기보다는 전반적인 남북 경색 국면을 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