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얀마 외교복원..국제사회 의구심 ‘부쩍’

북한과 미얀마가 ‘아웅산 폭탄테러사건’으로 단절된 외교 관계를 24년 만에 복원한 배경을 두고 국제사회의 의구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

미얀마의 우쪼뚜 외교부 차관은 26일 자국을 방문 중인 북한 외무성의 김영일 부상과 회담을 가진 뒤 “외교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협정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국이 서명한 협정문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얀마(당시 버마)는 1983년 10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자국을 방문해 아웅산 국립묘소를 참배하던 중 수행장관 등 21명이 사망했던 테러사건을 북한 공작원의 범행으로 단정, 국교를 단절했었다. 이 사건은 미국이 북한을 테러국가로 지정한 결정적인 근거의 하나가 됐다.

북한이 미얀마와 관계 복원을 위해 공들여온 것도 이 사건으로 야기된 테러국가 지정 해제를 위해서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외교관계가 단절된 상태에도 불구, 양국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여러 가지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다.

미얀마 군부에 의해 추방된 민주화단체들은 미얀마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그동안 관계 개선을 서둘러왔다고 주장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00년 연구용 원자로 구입을 위해 러시아에 접근했으나 러시아는 2003년 최종 단계에서 계약 체결을 거부했다. 이후 미얀마 군부는 북한의 도움을 받아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작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도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미얀마 정보부 장관인 키와 흐산 준장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미얀마를 전복시키려는 세력들에 의한 근거 없는 비난일 뿐”이라며 “이는 터무니 없으며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양국의 외교 관계 복원을 양국이 처한 현실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북한과 미얀마 양국 모두 군부가 통치하는 빈국인데다, 고립국가이고 서방세계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양국이 관계 정상화를 모색해왔다는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실험으로, 미얀마는 인권유린을 이유로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중이며, 둘 다 공동의 적인 미국으로부터 “폭정의 전초기지”라는 지목을 받고 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양국의 외교 관계 복원의 배경을 핵무기 개발로 보는 것은 억측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트레버 윌슨 미얀마 주재 전(前) 호주 대사는 로이터와 인터뷰를 통해 “핵 개발은 너무 지나친 주장이다”며 “미얀마 군부가 북한에 대해 ‘과거는 과거이니 다시는 그런 일을 저지르지 말고 이제부터 관계 개선을 하자’라고 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윌슨 전 대사는 “미얀마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핵무기 개발 이외의) 무기나 기술을 얻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얀마의 신행정수도 네이피도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많은 북한 기술자와 노동자가 목격되고 있는 사실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다른 국제관계 전문가들도 미얀마는 서방세계의 제재를 피해 무기 공급 국가를 찾고 있고, 북한은 미얀마의 천연가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에 양국의 외교 관계가 복원될 수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