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얀마 수교로 아세안 안보구도 우려

북한과 미얀마가 단교 24년만에 수교에 합의하면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가 7일 전했다.

아주주간은 북한과 미얀마의 군사협력은 기존의 동남아 안보구도를 흐트려놓고 40년간 지속돼온 아세안의 집단안보 체제를 약화시켜 아시아.태평양 정치외교에 적잖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이 미얀마에 미국의 공습에 반격할 수 있는 첨단무기를 수출하거나 핵무기 제조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동남아 지역 안보구도가 큰 혼란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아세안은 미얀마에 대한 회원국 자격을 박탈하려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얀마는 1997년 아세안에 가입했다.

미얀마는 공식 수교전인 1998년말 북한에서 비밀리에 12∼16대의 130㎜ M-46 대포를 수입한 적 있고 2000년엔 미얀마는 9명의 대표단을 평양에 파견, 북한군측과 비밀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로선 반군 소탕을 위해 중국, 러시아, 인도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도 식량과 에너지를 북한산 무기로 바꿔 군사력을 증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미얀마와 2천400㎞ 국경을 맞대고 있는 태국은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수십만명의 미얀마 소수민족 난민이 피신해 있는 태국-미얀마 국경지대에서 미얀마 정부군의 공격이 강화될 경우 대규모 난민 유입이라는 재난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 태국의 걱정이다.

미얀마는 최근 태국 인접 국경에서 샨족과 기독교계 카렌족 반군과 전투를 치르기도 했다.

이와 함께 태국, 미얀마, 라오스 3국의 접경지역인 `황금의 삼각지대’에는 탈북자들이 대거 숨어있는 탓에 북한과 미얀마의 관계 정상화가 태국내 밀입국자 문제가 가중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 외에 다른 아세안 국가들도 북한-미얀마 수교에 대해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상황진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한, 미얀마 모두와 우호관계를 갖고 있는 중국만이 양국의 외교관계 복원에 대해 축하의 뜻을 표하고 있다. 김영일 북한 외무성 부상이 양곤시내 호텔에서 우쪼뚜 미얀마 외교부 차관과 외교관계 복원 협정문에 서명한 자리에 관무(管木)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가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얀마 수교 소식을 즉각 알린 것과는 달리 미얀마는 대북관계 복원에 대해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특히 협정문에 구체적인 복교 시점이 적시돼 있지 않고 김 부상이 신행정수도인 네이피도를 방문하거나 미얀마 군사정부 지도부를 만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양국 관계 전망을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곤 주재 아세안의 한 외교관은 “양국의 외교적 마무리 작업이 아직 진행중”이라며 “외교관계 중단의 단초였던 양곤 폭탄테러 사건의 후유증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현안으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당시 북한대사관의 동결자산을 돌려줄지 여부와 현재 미얀마에서 복역중인 아웅산 테러 주범 강민철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현안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