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1분내 ‘서울 타격’…방공망 무용지물”

북한이 휴전선 인근지역에 배치된 미사일을 남쪽으로 발사할 경우 1분 내에 서울을 공격할 수 있어 독일로부터 도입중인 패트리엇 미사일(PAC-2)과 스탠다드(SM-2) 함대공 요격미사일로 구성된 한국의 자체 방공망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현안연구위원장 25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헤리티지재단 주최로 워싱턴에서 열린 한반도 세미나 이틀째회의서 “북한은 발사 3~7분 만에 한국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스커드·노동미사일 등을 배치한 미사일기지 25개를 운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PAC-2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독일에서 도입된 구형 패트리엇 미사일로, 우리 군은 지난해 9월부터 총 1조원을 들여 48기의 발사대와 미사일, 통제장비로 이뤄진 2개 대대 규모의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김 위원장은 “북한은 지난 40년간 미사일 기술을 개발, 지금은 자체적으로 중거리 및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배치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미사일들은 1분도 안 걸려 서울을 공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학자연맹(FAS)의 자료를 인용, 강원도 이천군 지하리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된 미사일의 경우 3분, 평양시 상원동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4분, 강원도 문천군 옥평 미사일기지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5분 만에 서울을 공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 간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보면 한국의 방공망으로는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요격할 수가 없다”며 “대응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스커드 C형이나 노동미사일처럼 대기권 밖으로 비행하는 장거리 미사일은 그 비행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주한미군은 구형 패트리엇 미사일 PAC-2와 신형 PAC-3을 한국에 배치하고 있으며, 한반도 유사시에 신형 SM-3 미사일을 구비한 미군 이지스함이 추가 배치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도 정부도 자체 방공망 강화를 위해 차세대 대공미사일 SAM-X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공 시스템들은 북한의 고속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효과적이지 못하며, 현재 한국이 도입중인 PAC-2, SM-2 미사일로 구성된 독자 방공능력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무기력하다는 것이 김 부소장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이 차세대 대공미사일 체계 ‘SAM-X 사업’을 완성하더라도 북한 미사일 공격에 대해선 제한적인 방공능력만 갖추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또 북한이 보유한 장거리 미사일 공격 능력은 핵위협과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한국에 대해 핵공격을 결정할 경우 스커드 B(사거리 300km), 스커드 C(500km), 스커드 D(700km), 노동 1호(1천km)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북한이 현재 개발 중인 대포동 1호(2천200km), 대포동 2호(5천~6천km)는 북한의 핵무기 공격 능력을 더욱 확대시킬 것”이라며 “이밖에 북한은 IL-28 폭격기를 비롯해 미그-21, 23, 29 등 전투기에 핵폭탄을 싣고 폭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에는 사정거리 500km 이상인 스커드 C과 노동1호 등 중장거리 미사일을 생산하는 제조공장이 최소 4곳 이상 존재하며, 최소 12곳 이상의 미사일 기지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주요 미사일 제조시설은 자강도 강계시 ‘26호 공장’, 평남 개천군 가감리 ‘118호 공장’, 평양시 형제산구역 ‘125호 공장’, 평양시 만경대리 ‘약전기계공장’ 등이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