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저지압력 `봇물’…北 선택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저지하기 위한 대북 압박 메시지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면서 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북한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발사가 임박했다는 소식은 잦아들었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를 감안, ‘미사일 카드’를 접을 것인지, 아니면 양자대화를 거부하는 미국의 기조로 인해 시험발사를 강행할 것인지, 섣불리 단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동전의 양면 격인 미사일 문제 해결과 6자회담 재개를 한 파일 안에 넣어 관련국들과 접촉해가며 6자회담 재개와 미사일 문제 해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묘수’를 찾고 있다.

◇동시다발로 나오는 北미사일 저지 목소리 = 29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예상대로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표했다.

두 정상은 미사일 발사를 용납할 수 없으며 발사가 이뤄질 경우 다양한 압박이 이뤄질 것임을 강조하고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재확인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했다.

“‘미사일을 발사하지 말라’고 한 것은 ‘경고’가 아니라 ‘권고’였다”는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의 최근 발언과 북한과 양자대화를 하라는 미국 의회 일각의 목소리를 계기로 미사일 문제와 관련, 유화적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 했지만 두 정상의 입장은 단호했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일 정상의 이번 대북 경고에 대해 “미사일 문제가 제기된 이래 미일 양국이 협의해온 대응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이며 새로운 내용은 없어 보인다”면서 “경고의 수위를 낮출 만한 북한의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에 기존 입장을 그대로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같은 날 미 하원 국제관계 위원회 청문회 모두 발언을 통해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는 심각한 국제안보문제라는 공감대가 유엔 안보리 회원국간에 형성돼 있으며 이는 6자회담의 미래에도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일본 등 G8(선진 7개국+러시아) 외교장관들도 같은 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담에서 북한이 조건없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 미사일 도발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했다.

여기에 더해 그간 가시적인 대북 설득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듯 했던 중국도 최진수(崔鎭洙) 중국 주재 북한대사를 최근 초치, 미사일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침묵속에 정부 외교노력 가속화 = 그러나 이처럼 전세계에서 나오고 있는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에 대해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미 이란 핵문제에 집중됐던 국제사회의 관심을 되찾아 오는 효과를 거둔 것에 만족하고 발사계획을 철회 또는 유보할 것인지, ‘미사일 카드’를 통해 요구한 양자대화를 미국이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사의 ‘데드라인’을 설정해 두고 미국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지는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반기문 외교부 장관의 지난 26~27일 중국 방문과 7월4~6일로 예정된 송민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의 미국 방문 등에서 보듯 정부 차원의 미사일 문제해결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는 미사일 문제와 6자회담 재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미국측 요구를 절묘하게 절충한 ‘묘수’ 다듬기에 들어가 그 성과가 주목된다.

양자대화를 요구하는 북한과 이를 거부하는 미국간 대치가 팽팽해 보이지만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양자대화는 가능하다는 미국의 입장을 비집고 들어가면 6자회담의 ‘모자’를 쓴 북미 양자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가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는 부분이다.

송민순 실장이 29일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회담의 방식이나 모양에 대한 양쪽의 입장이 서로 부딪치는 게 아니라 서로 비켜가면서 타협할 수 있는 이런 여러 가지 방안들이 있지 않겠나”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 교수는 “영변 원자로가 여전히 가동되고 있는 지금 북한 관련 상황이 관리되기는 커녕 악화되고 있다는 시각이 미국 내에도 적지 않기 때문에 6자회담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하는 형태의 북미 양자대화가 전격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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