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역회사 간부, 쌀값 폭등 주범 몰려 처형 위기

북한이 쌀값 폭등의 책임을 물어 함경북도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 소속 무역회사 일부 간부들을 철직, 구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7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쌀값을 올린 책임을 지고 청진시 남강판매소 소장이 곧 처형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중앙에서 남강판매소장을 ‘역적 취급 하라’고 했다”면서 “공개처형을 할지 안할지는 확실치 않지만 직위가 상당한 만큼 비공개로 처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청진시 남강무역회사는 북한 인민군 7총국 산하 남강무역총국 무역지사로 청진, 남포, 함흥 등 각 도마다 무역지사들을 두고 있으며 광물자원과 통나무, 해산물들을 수출해 건설자재를 기본으로 들여오는 회사이다.

인민군 7총국은 ‘공병국’이라고도 불리며 군사시설 건설을 기본으로 하는 전문 건설 부대이다. 평양지하철을 비롯한 고속도로 건설 등도 맡아서 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북한 쌀값 폭등의 책임을 지고 구속된 주인공은 청진시 남강무역회사 판매소장 김홍춘(44세)과 판매소 직원들, 그리고 청진시 남강무역회사 사장과 초급당 비서를 비롯한 간부들로 알려졌다.

“쌀값 폭등 이유 물어 비공개 처형 가능성”

처형 위기에 몰린 남강무역회사 판매소장 김홍춘은 무역거래를 잘해 북한 당국에 여러 가지 이익을 준 공로로 지난 2005년 노력영웅 칭호까지 받은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지난 4월 초 비사그루빠(비사회주의 검열그룹) 검열 당시 구속됐으며 조사과정에 쌀값을 올린 책임까지 지고 ‘역적’이라는 죄명까지 뒤집어썼다.

북한에서 갑자기 쌀값이 폭등한 것은 지난 3월 말, 국가공무원들에 대한 식량공급이 중단되면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들에 대한 식량공급이 중단되자 청진시에서 중국을 통한 식량수입을 독점해 온 남강무역회사는 중국당국의 식량가격 인상으로 쌀값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남강판매소를 통해 식량가격을 2천원까지 올렸고 이는 곧 전국의 식량 값 폭등을 불러왔다는 것.

특히 남강무역회사에서 중국 남양세관을 통해 식량수입을 주도해온 남강판매소 소장 김홍춘은 식량가격을 수시로 올리면서 함경북도 당 책임비서 홍석형이 두 차례나 직접 찾아와 식량가격을 낮출 것을 부탁했음에도 거절 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홍춘은 지난 3월 중순, 청진시 당국이 공무원들에게 군량미로 보관 중이던 메주콩을 비상식량으로 배급했을 때 장마당에서 메주콩을 모두 거두어들여 중국에 팔고 대신 쌀과 자동차 부속품들을 들여왔다.

그는 이러한 행위로 인해 ‘식량을 수출할 수 없다’는 국가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비사그루빠에 의해 구속됐고, 조사과정에 북한의 식량가격 폭등을 불러 온 주범으로 몰려 처형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지난 5월 중순경에는 북한에서 식량가격을 폭등시켜 주민들의 불만을 야기한 책임을 물어 청진시 남강무역회사 간부들을 대거 구속하거나 해임, 철직 시켰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많은 간부들과 무역업자들은 ‘죄 없는 희생 양’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최근 전국의 쌀장사꾼들에게 식량가격을 낮출 것을 강요하면서 한편으론 이번 식량파동이 일부 장사꾼들에 의한 조작이라는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식량가격 폭등으로 높아진 주민들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당국의 기만술책이라는 지적이다.

쌀값 폭등으로 인한 주민 불만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것

소식통은 남강판매소 소장 김홍춘이 “장마당에서 메주콩을 모두 거두어 중국으로 넘긴 것이 죄라고 하는데 그것이 죄라면 수출승인을 해준 국가나, 함경북도 무역관리국은 더 큰 죄인이 아니겠느냐”면서 “국가무역을 통해 메주콩을 적당한 가격을 주고 팔았기 때문에 덜 손해를 보았다”고 항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겨울부터 북중 국경에서는 밀수꾼들에 의해 메주콩들이 대대적으로 중국에 밀반입됐다. 밀수꾼들이 헐값에 넘기는 것에 비하면 오히려 남강무역회사가 국가무역을 통해 제대로 값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남강무역회사가 식량가격을 올린데 대해서도 일부 부정행위들이 있었지만 큰 틀 안에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국에서 쌀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북한에 대한 식량판매를 중단하면서 중국 세관에 뇌물을 먹이지 않으면 쌀을 들여 올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위안화 강세로 인한 북한 원화 약세도 식량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값 폭등의 원인을 김홍춘 등 몇몇 간부에게 물으려는 이유는 당국의 잘못 된 정책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주민들의 불만과 원성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 당국은 1997년 평양시 낙랑 사거리에서 노동당 농업담당비서와 평안남도 숙천군 여성관리위원장에게 ‘미제 고용간첩’이란 누명을 씌워 수만 명의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처형한 적이 있다.

한 고위탈북자는 “당시 서관히 농업담당비서의 처형은 굶주림의 책임을 김정일이 아닌 농업 분야를 책임진 고위관리에게 뒤집어씌우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사건으로 김정일에게 향하던 성난 민심이 진정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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