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명승지 개발 南단체 방북 ‘무기중단’

금강산과 개성관광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북한의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이 이달 1일 이 단체와 협력사업을 추진해 온 남측 민간단체의 금강산.개성 방문을 “잠정적으로 무기한” 중단해 줄 것을 남측에 요청해 온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정부 소식통은 3일 “북측의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이 구체적인 설명 없이 ‘금강산.개성 대외협력 사업자의 방북을 즉시, 잠정적으로 무기한 중단해 달라. 지원물자는 현행과 같이 계속 반입 가능하다’는 내용의 팩스를 현대아산을 통해 우리 측에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4일 연탄 5만장을 전달할 예정인 연탄나눔운동 관계자 7명과 협력사업 협의차 방북하려던 대한성공회 측 인사 3명의 방북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농기계 수리 및 기술협력 협의차 이달 7일과 10일 방북을 계획했던 통일농수산사업단과 14일, 26일 각각 방북을 추진했던 국제보건의료재단, 15일 치과치료 및 업무 협의차 방북하려 했던 남북치의학교류협회, 양묘장 조성 및 식재행사 협의차 이달 하순 방북하려 했던 평화의 숲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은 금강산과 개성관광 업무를 총괄하는 북측 조직으로, ‘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라는 명칭을 사용했으나 2006년 5월 명승지종합개발회사로 이름을 바꾼 데 이어 같은 해 12월 현재 명칭으로 고쳤다.

그렇지만 남북 경협과 인도주의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북측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와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남측 단체들에 대한 방북 중단을 요청한 문건이 온 것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특히 북한은 2007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9월 중순부터 10월 초순까지 남측 민간단체의 평양방문을 제한하는 등 기간을 정해 일시적으로 방북 제한을 요청한 적은 있었으나 ‘무기한 잠정 중단’을 요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다만 2004년 7월 김일성 주석 10주기 때 조문 방북 불허를 이유로 남측 민간단체의 방북을 불허한 적은 있었으나 당시에도 문건을 통해 방북 제한을 공식 통보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 소식통은 “북측이 이유없이 금강산.개성 방문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 것에 대한 진의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10.4선언’ 합의사항의 사업 타당성, 재정 부담성, 국민적 합의 등을 감안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과 전략적 상호주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는 데 대한 일종의 ‘압박’ 차원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무소속 대변지’인 통일신보는 지난달 18일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이 대통령에 대해 “10.4선언을 깎아내리고 실천을 훼방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한 반시대적, 반통일적 망동은 찾아볼 수 없다”고 비난했고,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지난달 29일 이 대통령의 대북구상인 ‘비핵.개방.3000구상’을 “비현실적이며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부패관료 척결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벌이고 있는 사정에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이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민간단체의 한 관계자는 “민화협이나 민경련과 협력사업을 추진해 온 남측 민간단체의 방북까지 중단됐다면 몰라도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과 관련된 단체에 한해 방북이 제한된 것이라면 사정의 칼날을 맞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