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6·15 이후 북·남관계 최악의 위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군사적 우세론은 반민족적인 대결 전쟁론’이라는 제하의 개인 필명 논설을 통해 “좋게 발전하던 북·남 관계가 6·15 이후 최악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논설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군사적 우세론’을 내세워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남조선 호전 정권이 무분별한 군사적 대결 소동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과거 북·남 대결시대의 괴뢰 집권자들이 동족을 화해와 단합의 상대가 아니라 ‘주적’으로 대하고 적대시하면서 떠들어대던 북침전쟁론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며 “이런 속에서는 진정한 화해, 협력이 이뤄질 수 없으며 북·남 관계는 파국적 위기에 처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2000년 채택된 6·15공동선언을 언급하며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확약”했다며 “이명박 정부가 6.15공동선언도, 우리 민족끼리 이념도 다 줴버리고(내팽개치고) 자주성 없이 외세의 북침전쟁 책동에 적극 맞장구를 치면서 ‘군사적 우세’를 공공연히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이와 함께 한반도 정세의 긴장 고조 책임을 남한과 미국에 돌리면서 “북과 남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사상과 제도는 군사적 대결과 전쟁의 조건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 뒤 “북·남 대결시대의 낡은 논리와 자막대기를 가지고 북·남 관계를 대한다면 어차피 대결을 격화시키게 되며, 전쟁도 피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5월 한 달 간 모두 24차례의 ‘대남 비난 논평’을 내놓은데 이어 6월 들어서도 ‘6월 항쟁의 전통을 살려 이명박 일당의 반(反)통일 책동을 저지해야 한다’는 등의 대남 비방을 계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매체는 이날 ‘새로운 국제해협 질서를 세우는 것은 시대의 절박한 요구’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미국은 세계 주요 해협들을 통제 밑에 두고 해상수송과 무역, 군사작전 등에 이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미국의 해협봉쇄책동에서 특히 위험한 것은 우리나라(북)에 대한 집단적 군사봉쇄를 기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이 북한의 대외무역 활동을 대량파괴무기 전파(대량살상무기 확산)로 몰아붙이며 다른 나라들에 이중용도물품의 수출금지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해상, 해협봉쇄를 목적한 ‘전파안보발기’(확산방지구상, PSI)라는 것을 고안해내고 여기에 여러 나라들을 끌어 들여 우리나라 배들이 오가는 해상과 해협에서 다국적 훈련을 벌이려”하고 있다고 미국 측 태도를 비판했다.

또 미국의 이 같은 속셈은 북한을 “반대하는 다국적 훈련을 벌임으로써 우리(북)에게 공포를 주어 굴복시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이 북한과 이란 등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막기 위해 2003년 5월 국제사회에 제안한 구상인 PSI에 대해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을 나포하기 위한 해상봉쇄”라며 미국, 일본 등이 실시한 합동해상훈련 등을 비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