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여성체육인’선정…정성옥이 없네?

북한의 온라인 선전매체가 북한을 대표하는 여성체육인을 선전하는 기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 우승자 정성옥의 이름을 제외시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는 15일 ‘민족의 장한 딸들’이라는 기사에서 탁구 박영순, 마라톤 신금단, 유도 계순희, 사격 박정란, 체조 김광숙 등을 소개했으나, 정성옥은 언급하지 않았다.


90년대 말 ‘고난의 행군’을 겪던 시기 세계육상선수권대회(1999년) 마라톤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정성옥은 북한당국이 꼽은 최고의 체육여성이다.


실제 국제스포츠계에서 이룬 업적은 유도 계순희가 앞선다. 그녀는 올림픽 3회 출전에서 3체급을 넘나들며 총 ‘금1 은1 동1’을 따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총 ‘금4 은1 동1’을 획득한 유도계의 전설이다.


그러나 계순희가 ‘인민체육인’ 칭호에 그친 반면 정성옥은 ‘인민체육인’ 뿐 아니라 ‘공화국 영웅’이라는 북한 최고의 칭호를 받았다. 그녀가 우승 당시 세계각국의 기자들 앞에서 “나는 우리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를 마음속에 그리면서 달렸다. 이것이 나를 크게 고무했으며 내 힘의 원천이 됐다”고 소감을 발표해 김정일을 크게 감동시켰기 때문이다.


정성옥은 부상으로 벤츠 승용차와 600만 달러의 거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녀의 가족들은 평양시 거주권을 얻어 보통강구역 고급아파트에 살게 되었다. 그녀의 부친은 당시 교통사고 혐의로 교화형에 처해졌으나, 딸을 잘 둔 덕분에 수감생활을 면했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정성옥은 북한 체육지도위원회 육상협회 부서기장으로 활동하며 2008에는 지도자로서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런 그녀가 북한 선전매체가 꼽는 ‘민족의 장한 딸’에서 제외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우리민족끼리’가 소개한 탁구선수 박영순은 70년대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두번이나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1980년대 불치병으로 사망했다. 오래전에 사망한 박영순까지 거명됐음에도 정성옥이 제외된 것을 두고 그녀가 북한 특유의 ‘정치적 문제’에 연관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특히 제11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2003~2009)을 역임하며 정치적으로도 각광 받았던 정성옥이 지난해 선출된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서는 특별한 이유 없이 탈락한 점도 이를 의심케한다.


한편, 이 매체에 소개된 신금단은 1962년 모스크바 국제육상대회 400m와 800m에서 세계신기록 수립했고, 박정란은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을 자랑한다. 김광숙은 14살에 세계체조선수권대회에서 1위에 입상해 화제를 모은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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