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속 대남기조는 `안갯속’

북한 국방위원회가 지난 15일 남한의 급변사태 대비계획 보도를 내세워 `보복 성전’을 선언한 후 북한 주요 매체에서 대남 언급이 사라져 주목된다.


17일 연합뉴스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를 비롯한 주요 신문과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통신 등 방송.통신을 모니터링한 데 따르면 신년 공동사설을 시작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줄곧 강조하던 북한 언론들이 16일부터 대남 관련 뉴스 보도를 일제히 중지했다.


일례로 노동신문은 16일자 8면 중 7면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돼지농장 방문 기사와 사진을 싣는 데 할애했고 17일자에서도 대남 기조를 드러내는 기사를 전혀 게재하지 않았다.


다만 대외용인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와 주간지 통일신보만 16∼17일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강조하는 기사를 실었을 뿐이다.


국방위 대변인 성명도 대외용인 중앙통신과 평양방송만 보도했고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노동신문과 민주조선 등 일간지들은 이를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보여온 북한의 행태라면 최고 권력 기구인 국방위가 ‘보복성전’을 외치고 나온 만큼 이를 비중있게 다루고 곧바로 같은 논조의 강력한 대남 비난전을 펴는 것이 정상이다.


과거와 다른 북한의 이같은 모습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북한 내부가 아닌 대외용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이 `체제 존엄’을 자극한 급변사태 대비설에 자극받아 남한에 강력한 경고를 던지기는 했지만 `엄포’성격에 무게를 두고 있고, 남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이번 이슈는 남한당국을 핵심타켓으로 하고 있지 내부를 다독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북한이 외무성 성명을 통해 평화체제 회담을 제의한데 대해 우리 정부가 차가운 반응을 보이자 이를 내버려둬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남라인이 옥수수 1만t을 받겠다고 말한 지 불과 몇시간 만에 국방위가 이를 뒤집는 듯한 강경 발언을 내놓은 점에 주목해 북한 내부에서 대남 기조 `교통정리’가 덜 됐다거나, 추후 우리 정부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남북관계를 끌어가려는 속내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 자체가 현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과 불안정한 후계구축 속에서 체제 붕괴와 직결된 것이어서 내부 공개를 꺼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많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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