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김정은 간부 질책 내용 공개 이유는?

조선중앙통신을 포함한 북한 매체들이 9일 김정은이 평양의 놀이시설인 만경대유희장 현지지도에서 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하는 내용을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매체들은 최고지도자의 현지지도를 다룰 때는 으레 ‘그이께서 기쁨과 만족을 표시했다’는 등의 수사를 사용하며 덕담 일색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통신은 그동안의 전례를 깨고 현지 간부들을 호되게 꾸짖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  


고위 탈북자에 따르면, 김정일도 현지지도 자리에서 신경질적인 반응과 욕설을 많이 했다. 경제 부분에서는 칭찬보다는 지적사항이 70~80%에 달했을 정도다. 


김정일의 지적사항은 내부 주민들만 청취할 수 있도록 3방송(유선방송)을 통해 ‘심려의 말씀을 받았다’ ‘비판 말씀을 받았다’ 등의 표현과 함께 방송됐다. 그러나 신문이나 TV와 같이 외부에서 접근이 가능한 매체에서는 비판 내용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이번 현지지도에서 유희장의 도로 파손, 가로수 정비 상태, 놀이시설 도색, 분수대 청소 상태 등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정은의 롤모델(역할 모델)인 김일성이 현지지도에서 주민들의 부뚜막까지 챙기는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정은은 보도블록 사이로 잡풀이 돋아난 것을 직접 뽑으면서 “설비갱신은 몰라도 사람의 손이 있으면서 잡풀이야 왜 뽑지 못하는가. 유희장이 이렇게 한심할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 등잔불 밑이 어둡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소리”라고 간부들을 질타했다.


이번 보도는 김정은이 매체를 통해 질책 내용을 공개해 간부들의 복무 태도를 바로 잡으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있다. 선전기관을 동원해 우회적으로 긴장감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외부의 시선은 게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최고지도자의 실정을 감추기 위해 책임을 간부들에게 떠넘기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11월 군부대 방문시에도 김정은이 나이든 간부 둘을 세워 놓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당시 오른 손으로 허공을 찌르며 분노를 그대로 노출했다. 이번에도 간부들의 잘못을 조목조목 비판해 엄정한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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