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김정은을 ‘영도자’로 묘사하나?







▲조선중앙TV는 최근 김정은의 예술인 가정방문 모습(좌), 조명록 빈소 방문 모습(우)을 방영했다. ⓒ연합 


최근 북한 관영매체들이 후계자 김정은을 ‘영도자’ 수준으로 묘사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조선중앙TV를 통해 확인된 김정은의 보도내용은 희천발전소 건설현장 시찰,  예술인 가정 방문, 조명록 빈소 조문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공개한 화면 속의 김정은은 과거 김정일의 후계자 시절 우상화를 훨씬 뛰어 넘고 있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9일 조선중앙TV에 방영된 김정은의 조명록 빈소 방문 화면은 김정은이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군 권력 2인자였던 조명록의 가족이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두손으로 김정은의 손을 잡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상 김정일과 같은 ‘수준’으로 묘사한 셈이 된다. 이날 김정은의 화면 노출시간 역시 김정일과 거의 비슷했다.


이 화면에서 김정은이 무엇인가 의문스런 표정을 짓자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고 설명해주는 장면은 김일성-김정일 외에는 찾아볼 수 없는 파격이다. 이를 본 한 고위탈북자는 “마치 김일성-김정일의 ‘기록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지난 10월 당창건 65주년에 즈음해 김정일과 함께 국립연극극장을 돌아보고 새주택에 갓 입주한 예술인 가족을 방문했다는 내용의 기록영화를 소개한 8일 조선중앙TV의 보도는 조명록 조문 장면보다 더 노골적이다. 이 화면에서 김정은은 예술인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가졌다. ‘인민의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단독 샷’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탈북자 A씨는 “개별 가정방문 장면은 후계자 시절 김정일도 찍지 못했던 장면”이라면서 “당시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일이 김일성과 동행하는 장면만 내보냈는데, 김정일은 항상 김일성의 ‘안내자’ 역할로만 화면에 등장했다”고 말했다.


후계자 시절 김정일에 대한 보도 행태는 북한이 초법적인 규범으로 내세우고 있는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과 관련이 깊다. 6조 4항에서는 “개별적 간부들에 대하여 환상을 가지거나 아부아첨하며 개별적 간부들을 우상화 하거나 무원칙하게 내세우는 현상을 철저히 반대하여야 하며…”라며 오직 최고 영도자만이 북한 매체에 부각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최근 북한 매체들의 보도 행태를 놓고 김정일의 특별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일성이 1980년대부터 “김정일 동지를 나하고 똑같이 대하라”고 간부들에게 지시한 것과 똑같다는 것이다. 북한의 온라인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8일부터 전 천도교 교령 오익제의 글을 통해 김정은 찬양글을 게재하기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