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금수산태양궁전’ 헌납운동 본지 보도 사실상 확인

노동신문, 지원 물자 상납 주민들 일일이 거론...지원 동참 촉구 의도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고 있는 모습. 해당 사진은 2018년 12월 18일 노동신문에 실렸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보강 지시에 따라 충성의 헌납운동이 진행됐다는 지난해 본지 보도 내용이 북한 매체를 통해 사실상 확인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1면에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위대한 수령님들(김일성·김정일)을 높이 받들어 모시며 사회와 집단을 위해 좋은 일을 한 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내시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금수산태양궁전 꾸리기’에 필요한 물자 등을 지원한 이들을 일일이 거명해 치켜세웠다.

신문은 해당 기사의 절반에 가까운 분량을 금수산태양궁전 꾸리기 사업에 성의를 보인 주민들을 칭찬하는 내용으로 채우면서 ‘20여차에 걸쳐 주체의 최고성지를 더 잘 꾸리는 데 필요한 물자들을 기증하였다’, ‘잔디 깎는 기계, 배낭식 분무기 등을 마련하여 보내주었다’는 등 각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상세하게 거론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본보는 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보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소식통은 “10월 10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주체의 최고 성지로 더욱 장엄하게 보강할 데 대한 최고지도자(김 위원장)의 지시가 하달됐다”며 “이후 금수산태양궁전 수목원 확장공사를 위한 당 조직들의 충성의 헌납운동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어떤 이유에서 금수산태양궁전을 보강하라는 지시를 내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의 정당성과 권위를 다시금 부각하고 수령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심을 고취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아울러 북한 매체가 금수산태양궁전 보강 사업에 성의를 보인 이들의 실명을 거론해 치켜세운 것은 이에 대한 주민들의 자발적 지원과 동참을 촉구하기 위한 의도적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다 더 많은 주민들이 지원에 나설 것을 에둘러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앞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 특히 당 간부들 사이에서 ‘언제면 헌납 운동이 없어지겠는가’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편 노동신문은 해당 기사에서 금수산태양궁전 꾸리기 사업뿐만 아니라 현재 북한 당국이 진행하고 있는 각종 건설·개발사업에 물자 등을 지원하고, 당이 내세운 정책 관철을 위해 실천적인 노력을 보인 주민들을 언급하며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내부자원을 동원한 ‘자력갱생’을 거듭 강조한 상황에서 북한 매체가 주민들의 노력동원과 물자지원을 부추기며 참여를 선동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본보가 입수한 북한 내부 사상학습용 자료에서도 ‘자력갱생’과 ‘지원’을 강조하는 북한 당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전체 당원과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학습제강에서 자력갱생의 원칙을 거듭 강조하고 여러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주민들의 헌신과 지원을 적극 촉구한 것이다.

실제 학습제강 자료에는 “당의 새로운 혁명적 노선에 관통되어있는 근본 핵, 기본원칙은 자력갱생”이라며 ”중요대상건설장을 비롯한 사회주의 강국건설 대전의 전역들에 대한 지원사업을 강화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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