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 북-중국경지역에서 취재활동을 하던 중 북한군에 체포돼 억류 중인 로라 링과 유나 리 등 미국 여기자 두 명에 대한 재판이 내달 4일 열린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14일 ‘보도’ 형식의 발표문을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재판소는 해당기관의 기소에 따라 6월 4일 미국 기자들을 재판하기로 했다”며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에도 “해당 기관은 미국 기자들에 대한 조사를 결속했다”며 “해당기관은 확정된 미국 기자들의 범죄 자료에 기초해 그들을 재판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기소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이란에 억류됐던 미국의 록사나 사베리 기자가 재판에서 형량을 선고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경우처럼 북한도 두 명의 여기자를 재판에 넘겨 유죄를 인정하게 한 뒤 석방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미 여기자 두 명의 가족들은 최근 미 국무부를 방문해 국무부 관리와 면담했고, 두 명의 여기자 중 한 명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조사국 래리 닉시 박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가족과 국무부 측의 면담에 대해 “억류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국무부가 가족들을 만났다는 사실은 뭔가 새로운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도 있다”며 “두 명의 여기자 중 한 명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국무부가 이를 가족에게 알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닉시 박사는 “북한이 여기자들을 재판에 넘겨 유죄를 인정하도록 한 뒤에 석방할 것”이라며 “최근 이란의 경우처럼 이런 절차가 시나리오처럼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국무부는 현재 영사 접근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스웨덴 대사관을 정기적으로 접촉, 여기자들의 신변 확인을 하고 있다.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기자는 미국의 커런트TV 소속으로 지난 3월 17일 북-중국의 접경 지역인 두만강 인근에서 탈북여성들의 인권문제 등을 취재하다 국경을 넘는 바람에 북한 군인들에 붙잡혀 억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