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에 나오는 `낯선 단어’

로므니아, 뽈스카, 단마르크, 주공전선, 군인품성, 혁명의 수뇌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월 17일자 2면에 나온 단어들이다. 같은 우리 말 이면서도 생경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각각 루마니아, 폴란드, 덴마크 등 국가이름과 주력부문(경제일 경우), 최고지도자 보위정신,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을 의미하는 것들이다.

노동신문을 처음 대하는 남한 사람들은 십중팔구 뜻을 알기 힘든 낯선 단어에 당황하게 된다.

북한의 `계응상사리원농업대학’을 사리원농업대학의 계응상 교수로 이해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북한에서는 학교명 앞에 유명인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계응상은 비날론을 개발한 리승기 박사와 함께 북한이 자랑하는 과학자다.

더군다나 낯선 단어가 기사의 핵심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전체의 의미마저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아마 요즘 젊은 학생들 사이에 오가는 인터넷상 또는 휴대폰 문자 대화에 나오는 해괴한 글자를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울 것이다.

같은 한글을 사용하면서도 남한 사람들이 북한 말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1960년대 중반 `말 다듬기’로 불리는 북한판 언어정화운동의 영향이 가장 크다.

당시 북한은 한자어와 일본어, 일본식 한자어 등을 이른바 `문화어'(북한의 표준어)로 고치는 작업을 벌였다.

가공시설을 갖춘 양계장을 일컫는 `닭공장’, 장인을 뜻하는 `가시아버지’, 계모를 말하는 `후어머니’, 견인선인 `끌배’, 볼펜을 의미하는 `원주필’ 등이 모두 이렇게 태어난 단어다.

이와 함께 남한 표준어는 서울말을 기본으로 하지만 북한 표준어는 평양말을 기본으로 하고, 남북이 수십년 간 단절된 채 다른 체제와 사회에서 지내오면서 말도 이질화 됐다.

과거부터 군사용어가 사회 전반에 만연하고 있는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홀로서기를 시작한 1995년 이후 선군정치를 표방하면서 군사문화가 사회에 확산, 군대 용어가 널리 퍼졌다.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주공전선'(경제 주력부문), `농업전선’, `철도성 참모장'(철도성 제1차관), `농업전선은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1211고지'(농업이 가장 중요) 등이 대표적이다.

1211고지는 강원도 휴전선 인근에 있는 고지로, 6ㆍ25전쟁 당시 김일성 주석이 직접 독전에 나섰을 정도로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던 격전지.

남북 간의 용어 차이는 북한 용어집이 나올 정도로 심화돼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북한도 스포츠나 과학기술 등을 중심으로 국제공용어를 사용하 는 추세이다.

`구석차기는 코너키그’, `경자기 원판’은 하드디스크로 적으며 m,㎡,㎝ 등을 영어로 사용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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