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대 CIQ까지…”상술은 아직 서툴러”

“북한이 이제 돈 맛을 알았다.”

북한의 간이 매대(가두 매점)가 본격관광을 앞둔 개성지역의 유적지 별로 설치된 것은 물론이고 북측 남북출입사무소(CIQ)에까지 내려와 호객행위를 해 북녘 땅에 첫 발을 딛는 남녘 주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다급한 경제사정이 반영된 ‘달러벌이’ 열기의 한 단면이지만 북한을 사회주의 국가로 인식해온 남한 주민들에게는 이채적인 풍경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에 걸쳐 개성 영통사 복원식과 개성 유적지 답사를 다녀온 300여명의 남한 주민은 이 같은 달러벌이 열기에 한편으로는 혀를 내두르면서도 시장경제에 점차 눈을 뜨고 있는 모습에는 반가운 기색을 보였다.

불교신도가 상당수인 참가자들은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이 ‘조불련 수출품 가공공장’ 제품이라며 칠보산 송이술을 내놓자 의아하게 여기면서도 이를 선뜻 구입하기도 했다.

행사에 참가한 김모(56)씨는 “출입사무소와 영통사 낙성식 행사장에까지 매대를 설치할줄 몰랐다”면서 “판매 여성들도 친절했다”고 평했다.

관광객들은 그러나 북측의 다소 서투른 상술에 훈수를 하고 일부는 들쭉날쭉한 가격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모(31)씨는 “영통사에서 개성인삼 가루와 백두산 들쭉술을 각 40달러와 10달러를 주고 샀으나 선죽교에서는 각 30달러와 20달러에 팔고 있었다”면서 “결과적으로 손해를 본 것은 아니지만 제품에 정액표시를 하는 등 가격통일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정모(60)씨는 북녘 판매원에게 “달러뿐만 아니라 남한 돈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그 돈을 나중에 달러로 환전하면 좀 더 많이 팔 수 있을텐데..”라며 조언하기도 했다.

개성시내 유적지는 고려 475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특히 고려박물관은 여성 해설사의 유창한 설명을 곁들여 다채로운 유물과 유적을 전시해 관광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박물관내에 있는 1천년된 은행나무는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포은 정몽주의 선혈이 서려 있는 선죽교와 새롭게 단장한 왕건릉, 고려왕궁 터인 만월대 등도 고려시대의 역사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고 관광객들은 평가했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본격관광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고려박물관이 백열등 밑에 ‘소매점 진열장’ 수준의 전시대에서 북한의 국보급 유물을 상당수 전시하고 있는데다 각종 유물을 직접 만질 수도 있도록 해 관리와 단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광지도 단조롭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성시내에서 떨어진 외곽에 자리잡은 박연폭포와 아름다운 호수를 사이에 둔 화담 서경덕과 황진이의 묘소 등을 필수코스로 포함시켜야 관광객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시내 관광으로 속살을 전부 드러낸 개성주민들의 일상은 애처로움을 자아냈으나 그 자체로 북한의 실상을 남한 주민들이 피부로 절감할 수 있어 북측당국의 지나친 통제는 오히려 관광객들에게 역효과를 빚을 것이라고 관광객들은 평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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