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지역 안보 포럼, ARF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라오스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6일(현지시간) 한반도의 정세 악화 책임을 미국 탓으로 돌리면서 “추가 핵실험 여부는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리용호는 이날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자회담은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나온 것인데 조선반도 비핵화 자체가 미국에 의해 이제 하늘로 날아갔다”라며 “추가 핵실험을 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는 한편 6자회담 무용론을 재차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김정은 동지께서 7차 당대회에서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고, 평화 협정으로 전환,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했다. 이것이 우리로서는 유일한 방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리용호는 최근 미국 정부가 김정은을 인권 제재 대상자에 포함시킨것과 관련 “인권문제를 가지고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함으로써 최대의 적대행위를 감행하기 이르렀다. 이는 선전포고와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에 대해서 “(핵실험이) 위협이 된다면 핵실험을 한 모든 나라가 같이 취급돼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 유독 우리나라에 대해서만 이런 결의가 나왔다. 그것을 어떻게 인정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미국의 끝없는 핵위협에는 부득불 핵억제력으로 맞서는 방도밖에 없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릴 때 이미 모든 제재를 각오했다”며 이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결의 2270호가 적법성과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 경북 성주에 배치가 결정된 사드에 대해서는 “미국의 핵전략 자산이다. 우리 쪽에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에 대처해 우리가 준비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들처럼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용호는 미국에게 경고를 하기도 했다. 그는 “이것은 주권국가인 우리 공화국과의 공존을 거부하며 우리와의 모든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아거는 선전포고나 같다”면서 “만일 8월 조선반도 정세가 통제 밖으로 벗어나게 된다면 그 책임은 미국이 전적으로 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큰 나라라고 우리를 못살게 굴고 해치려 하면 반드시 무사치 못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미국은 몸서리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