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 추락 위험성 간과한 정부와 통진당

I.


북한의 은하 3호 탄도 미사일 발사 후 2분 15초 만에 폭발하여 군산 앞바다 150Km 해상에 떨어졌다. 김일성의 100번째 생일잔치를 맞이하여 김정은이 준비한 강성대국의 위력시위가 실패한 것이다. 언론은 좌우(左右)를 가리지 않고 북한의 지도부가 패닉에 가까운 상태에 빠졌을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헐벗은 국민을 외면한 북한정권의 막가파식 행동을 비판했다.


대신 이명박 정부는 초반에 실패한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하여 조용하게 대응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굳이 목소리를 크게 내어 한국의 경제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며, 15일 KBS 뉴스에 발표된 정부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도 경제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북한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 왜냐하면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발사된 은하 3호의 연료는 “비린내 나는 노란색 액체로 발암물질이며 자연분해도 되지 않는다. 독성을 0, 1, 2, 3, 4로 구분할 때 4에 해당하며 흡수되면 피부, 눈이나 폐에 심한 손상을 준다. 미국은 80년대 초, 러시아는 2000년부터 환경오염을 이유로 미사일이나 로켓 추진체에 사용을 금지시켰다”고 한다.


바로 이런 물질이 “발사 초기 폭발하지 않고 떨어지면 유조차 3대 분량 정도인 70t 이상에 가까운 독성 발암 물질이 낙하 지역에 들이부어지는 꼴”이 되며, 현재 “정확한 추락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폭발로 연료가 완전 연소되지 않았다면 평택~군산 120㎞ 앞바다가 광범위하게 오염” 될 가능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항공대 장영근 교수에 의하면 “이번 폭발이 실제보다 10~20초 먼저 일어났다면 파편, 남은 독성 연료 같은 것들이 궤도 아래 있는 백령도·연평도·어청도를 강타했을 것이다. 굉장히 아찔한 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애기다”라며, “이 추진체가 육지에 떨어지면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할 수도 있고, 인구 밀집지역에 떨어질 경우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국제적으로 문제행위”라는 것이다.


II.


다른 한편 일본에서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국민에게 늦게 알렸다는 이유로 일본정부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국의 몇몇 언론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수도권 등 7곳에 패트리엇 미사일까지 배치하고 오키나와 등에 자위대를 증파해 과잉 방어”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가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사실 정작 비판 받아야 할 대상은, 북한 정권은 단순히 비판의 대상만이 아니므로 논외로 한다면, 한국의 이명박 정부다.


특히 일본보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장에 훨씬 가까운 한국의 경우, 미사일이 초기에 폭발하였을 경우 입을 수 있는 피해는 일본보다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엉성한 미사일 제어기술수준을 감안할 때, 사실상 매우 좁은 서해 상공에서 미사일이 폭발하여 통제되지 않을 경우, 타지 않은 독성 연료와 미사일 잔해가 우리 섬과 육지에도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탄도 추진체 발사는 무엇을 장착하였든 그 자체가 한국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지극히 위험한 행위이다.


일본에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소식이 국민에게 늦게 전해졌다고 정부를 비판하는 이유도 국민이 대피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바로 이런 점을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아무런 예방조치도 하지 않았고, 사후에도 그런 예방조치의 필요성에 대하여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의 생명은 오로지 운에 맡기라는 것이다.


실제 이번에 북한의 미사일이 발사되고 군산 앞바다에 떨어질 때까지 약 9분이 걸렸다. 이미 며칠 전부터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점을 모르는 국민은 거의 없었다. 책임 있는 정부라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여 그것이 우리 레이다에 포착되자마자 서해에 인접한 위험지역의 국민에게 대응조치를 취할 것을 홍보하고 요청해야 했다.


III.


북한의 모든 적대 행위의 원인을 한국과 미국정부의 대북 위협으로 돌리고, 이러한 행위에 대한 가능한 대응조치로서는 오로지 협상과 대화만을 강조하는 통합진보당의 논평은 그들의 종북노선에 충실한 것으로서 전혀 새로운 입장은 아니다. 따지고 보면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추가제재 결의인 1874호에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금지시켰지만 그 효과는 극히 의심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든 제3차 핵실험을 하든 북한의 생명줄을 누르지 않는 한 별 무소용이라는 점을 모르는 나라는 없다. 그렇다고 국제법적 효력을 갖고 있는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무시하는 북한의 행위를 국제사회가 모른 척 할 수도 없으니, ‘개탄’이 전부인 안보리 의장성명 정도는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정부나 한국정부나 중국이 북한에 강한 압박을 가하지 않는 한 다른 방도는 없다고 정리할 것이며, 조금 시간이 지나면 6자회담이든 미북협상이든 ‘협상과 대화’가 ‘방치’ 보다는 더 필요하다고 결론 내릴 것이다. 이런 점에서 통진당의 논평은 현실, 즉 북한의 계산을 반영한 측면이 분명 있다.


북한의 핵실험이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말 폭탄’ 이외에는 대응방안이 없다는 이유로 한국의 경제신용도만 걱정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물론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의 위험성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안전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면, 분명 한국의 좌파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책이 원인이라고 단정하면서 정권교체만이 북한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설사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정부가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돌이켜 보면 이명박 정부 초기에 단지 그 가능성이 0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의 좌파는 미국산 쇠고기를 독극물질로 간주하여 100일간 세종로를 무법상태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제 군산 앞바다 150Km에 실제로 떨어짐으로써 그 현실성이 입증된 북한의 탄도 미사일의 위험성에 대하여 좌파는 물론 이명박 정부조차 언급하지 않는다면 우리보고 촛불이라도 들고 나오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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