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발사, 6자회담 어떻게 되나

북한이 5일 미사일로 전용될 수 있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북핵 6자회담도 당분간 냉각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일과 북한 간에 로켓의 성격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고 이와 별도로 북한의 반발을 불러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대응도 이뤄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대화의 여지는 찾아볼 수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과거 위기가 치솟다가도 한순간에 북핵 대화의 분위기로 전환되는 경우가 자주 있었고 6자회담 프로세스를 포기할 수 없다는 한.미 등의 의지가 강해 일정기간이 지나면 북한과의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의 반응이 변수며 회담이 재개된다해도 로켓 발사 이후의 6자회담은 그 의제나 성격 등에 있어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당장은 대결국면 = 한.미.일 등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북한이 잘못된 행동을 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 로켓 발사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정당한 목적으로 인공위성을 띄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제재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측간에 날선 대결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 등은 한국과의 조율을 거쳐 안보리에서 기존의 1718호 결의 외에 새로운 대북 결의안을 추진할 계획이며 한.미.일 등은 이와 별도로 독자적인 대북 제재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은 이에 특유의 `벼랑끝 전술’로 맞설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이미 안보리에서 관련논의만 이뤄져도 `상호존중과 평등’을 규정한 9.19공동성명에 위배되기때문에 6자회담을 거부하고 6자합의에 따라 불능화가 진행되던 핵시설의 복구작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이같은 경고를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어차피 불능화에 맞춰 진행되던 대북 에너지 지원이 중단돼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핵시설 복구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더 나아가 `2차 핵실험’까지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또 한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문제에 대해서는 `무력충돌’을 경고해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긴장관계를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

◇ 보즈워스 대표 방북할까 = 그러나 어느 정도 냉각기를 거치고 나면 다시 문제를 풀기위한 협상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최근 “로켓 발사는 `나쁜 행동’으로 대응이 불가피하지만 그렇다고 비핵화의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에 형성될 냉각기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2006년 10월 핵실험 이후 상황만 봐도 그렇다.

북한이 그해 10월9일 핵실험을 단행하자 안보리는 닷새만에 제재 결의안을 도출하면서 긴장국면이 조성됐지만 그달 말 북.미 양자대화가 성사되고 곧이어 6자회담이 열리는 등 국면은 빠르게 전환됐다.

미국은 이번 `미사일 정국’에서도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밝혀와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회담이 언제 재개될지는 점칠 수 없지만, 우리는 북한을 포함한 6자회담의 모든 당사국들이 단기적인 문제(로켓 발사)에도 불구하고 장기과제인 6자회담 테이블에 가급적 조속히 복귀하는데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북한과 양자접촉을 계속하겠으며 어느 때라도 채널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북한의 태도다.

2006년 10월 핵실험때는 북한에 `방코델타아시아(BDA) 동결계좌 문제 해결’이라는 대화에 나서야하는 분명한 동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대화에 급하게 나설만큼 아쉬운 부분이 딱히 없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또 안보리에서 논의가 이뤄지면 6자회담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놓은데다 오바마 정부를 길들이기 위해 긴장국면을 오래 끌고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시기가 문제일뿐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끝까지 외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가장 큰 이유가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갖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많다.

대화재개는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협의를 시작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미 이달 초 고위급 협의를 위한 방북을 희망하는 등 이미 대북 협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미 협상을 계기로 대화의 돌파구가 뚫리면 한동안 정체됐던 6자회담도 자연스럽게 재개되는 수순으로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 6자회담서 미사일 다뤄질듯 = 6자회담이 재개된다해도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회담의 양상은 이전과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이번 발사로 미사일 문제가 현안으로 급부상, 6자회담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미 미사일 문제를 6자회담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미사일은 핵탄두의 운반수단이라는 점에서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핵문제에 미사일까지 의제로 올려지면 6자회담이 더 어려워질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다루지 않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과거 북.미 간에 미사일회담이 있었던 점 등을 참고하면 미사일 문제는 6자회담 산하에 설치된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보즈워스 대표가 미국의 북한정책을 총괄하는 상황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는 이보다 급이 낮은 성 김 대북특사가 맡고 있어 자칫 6자회담이 보즈워스 대표가 나설 북.미 고위급협의에서 합의된 내용을 승인하는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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