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발사’ 유엔제재에 적신호(?)

러시아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에 인공위성이 탑재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엔 차원의 제재에 ‘적신호’가 들어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8일 서울과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최근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다면 안보리 결의 1718호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법적 검토 결과를 미국 측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러시아가 북한 로켓 발사와 관련한 법적 검토 결과를 미국에 통보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면서도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면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고 말했다.

실제 러시아 본국이나 유엔에서 근무하는 러시아 외교부 관계자들은 최근 한결같이 북한 인공위성 발사의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 여부에 대해 ‘의문이다’ 또는 ‘회의적이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처럼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지 여부를 두고 정부와 러시아의 입장이 엇갈리는 것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모든 활동’에 대한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정부는 비확산과 관련된 제재 조항은 되도록 제재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국제적 관례에 따라 ‘관련한 모든 활동’을 포괄적으로 해석하는 반면, 러시아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국가의 권리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 조항을 엄격하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즉, 인공위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은 탄도미사일에도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결의 위반이라는 게 정부의 견해라면 러시아는 모든 주권국가는 ‘외기권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권리’를 가지며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이와 관련해 한국과 같은 입장지만 아직 뚜렷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는 중국은 대체로 러시아와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대북 제재를 위한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안 도출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안보리 결의 1718호 상의 기존 제재를 대안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의안이 규정하고 있는 ‘제재위원회’로 하여금 ‘대상(자)목록’을 선정케 함으로써 이름만 남아 있는 자산동결, 여행금지 등의 제재가 실효적인 조치가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면 이 같은 대안도 실현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제재위원회가 대상목록을 선정하려면 새로운 안보리 결의는 아니더라도 안보리가 협의를 거쳐 의장성명이나 언론설명문 등의 형태로 이를 위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교 당국자는 “안보리의 위임만 있다면 제재위원회가 대상목록을 선정하는 데는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면서도 “다만, 의장성명을 비롯한 안보리의 위임을 위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가지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북한의 로켓이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로 판명된다면 중.러도 제재에 반대하기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제재 결의나 기존 제재 강화를 위한 성명을 도출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면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또는 언론설명문을 도출하는 것조차 버거울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미국.일본.서방 선진국들과 함께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는 안보리 결의 1718호가 금하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모든 활동’에 포함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북한을 제외한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중국,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는 북한의 로켓발사 움직임을 엄중 경고하면서 유엔 결의 위반이 될 수 있음을 강력 시사해왔다.

빌 람멜 영국 외교부 아.태담당 부장관은 지난 1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영국은)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발사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런 노력에도 불구, 북한이 (발사를) 감행한다면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강력한 외교적 대응책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레데릭 데자노 프랑스 외교부 대변인도 26일 “위성과 탄도 미사일의 발사 기술은 똑같기 때문에 북한의 위성 발사는 탄도 미사일의 발사능력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프랑스 정부는 북한에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어떤 움직임도 자제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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