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발사, 안보리, 물밑 신경전 치열

북한 로켓 발사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 이틀째인 6일 치열한 물밑 신경전 속에 `정중동’의 양태를 보였다.
이날 안보리는 아이티 재건에 관한 국제 사회의 지원 방안과 관련된 전체 회의를 열면서 북한 로켓 발사와 관련해서는 회의 일정조차 잡지 않고 있다가 주요국 중심의 소그룹 미팅을 오후 늦게서야 열었다.

소집 첫날인 5일 오후 3시간여에 걸친 전체 비공개 회의에 이어 곧바로 그날 저녁 안보리 상임이사국(미.영.프.중.러)과 일본 등이 참여한 소그룹 미팅에서 서로의 입장 개진이 있은 뒤, 이를 놓고 각국이 1차 검토를 끝내고 재차 의견조율에 들어간 셈이다.

유엔 관계자는 “어제 서로가 내놓은 안에 대해 역제안(카운터 프러포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이 같은 과정이 여러 차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 소그룹은 한반도 정세와 지정학적으로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고 있는 국가들이어서 유엔 대표부와 본국이 긴밀한 협의 속에 제안 내용뿐아니라 표현 하나하나까지 일일이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회의가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면서 “각국이 국내 정치와 국제적 역학관계를 고려해 이번 사안에 접근하고 있기 대문에 현재 입장과 향후 안보리 결정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안갯속이라는 얘기다.

현재 미.영.프.일 등 서방권은 북한의 로켓 발사는 안보리 결의 1718호에 규정된 `탄도 미사일 개발 금지’ 규정을 정면 위배한 것이며 그에 합당한 강경하고도 일치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는 이날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지도자들이 ‘처벌을 받지 않고는 이 같은 행동을 벌일 수는 없다는 점’을 깨닫게 하려면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가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는 대북 결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강경 대응에 조심스럽게 대처해야 한다는 기류다.

전날 별다른 발표가 없었던 러시아의 비탈리 추르킨 유엔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6자회담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감정적인 자동반사 대응과 같은 것에 스스로 속박돼서는 안된다는 점”이라고 말해 신중한 대응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장예수이(張業遂) 중국 대사는 전날 안보리 첫 비공개회의가 끝난 뒤 “안보리의 대응은 신중하고 형평성을 갖춰야 할 것”이라며 “긴장을 키울 수 있는 행동을 모든 국가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결의안에 찬성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안보리 이사국인 호헤이 어비나 코스타리카 대사는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기 전에는 중국이 결의를 수용할 준비가 돼있지 않았으나 이제 그럴 수도 있다”며 “중국은 6자회담이 위험해지지 않기를 우려하고 있을뿐 약한 수준의 결의나 강력한 의장성명을 수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추가 제재가 없을 경우 기존 조치들을 재천명하는 수준의 결의안에 중국이 찬성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유엔대표부의 류유통 대변인은 “우리는 어떤 결의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가 없으며 추가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한국 유엔 대표부의 고위 관계자도 “아직 그에 관한 어떤 정보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일 등이 미리 준비했던 결의안 초안의 내용을 약화시키고, 중국이 이를 수용할 경우 안보리 논의는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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