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발사, 성능입증..미사일지침 개정론

북한이 개발한 장거리 로켓의 성능이 5일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동북아 안보지형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장거리 로켓은 군사적으로 핵무기 운반수단으로 전용될 수 있기 때문에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같은 국가가 로켓 장거리 비행기술을 보유한 것 자체가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더구나 로켓에 탑재할 핵탄두를 소형화하면 위협은 더욱 가중될 뿐 아니라 경제여건이 취약한 국가 입장에서는 장거리 로켓기술과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산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로켓의 1단 부스터(추진체)는 일본 아키타(秋田) 서쪽 280km 동해상, 2단은 일본에서 동쪽으로 1천270km 태평양 해상에 각각 떨어진 것으로 일본은 관측했다.

2단 낙하지점을 무수단리로부터 계산하면 사거리는 일본의 관측보다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달 11일 국제해사기구(IMO)에 통고한 1단 낙하지점은 아키타에서 130km 떨어진 동해상, 2단은 무수단리로부터 3천600여km 태평양 해상이기 때문에 예고된 낙하지점에 근접한 셈이다.

2단 부스터가 낙하한 지점은 하와이 남쪽 1천여km의 태평양 해상이어서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미사일 사거리 분류상 2단 부스터의 낙하지점은 중장거리(IRBM)에 속하지만 이번에 발사된 로켓이 3단 부스터까지 정상적으로 분리됐다는 점에서 5천km 이상의 ICBM 능력을 갖춘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1984년 사거리 300km의 스커드-B 단거리를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뒤 25년간 로켓 엔진을 개량해 장거리 로켓 성능을 입증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중장거리 미사일 투사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미사일지침’에 의해 사거리 300km, 탄두중량 500kg 이상이 미사일은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북한이 1984년 배치한 스커드-B 미사일 수준에 불과하다.

사거리 300km 미사일은 북한 전역을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남북한 미사일 전력에서 상당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미국과의 ‘미사일지침’을 통해 “사거리 180km, 탄두중량 500kg 이내 미사일만 개발한다”는 데 합의한 뒤 2001년 1월 재협상을 통해 “사거리 300km, 탄두중량 500kg”으로 재조정했다.

하지만 이 지침이 ‘미사일 주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시제품 개발과 시험발사를 하지 않는 조건일 경우 사거리 300km 이상의 군사용 미사일을 무제한 연구 개발할 수 있도록 했지만 사실상 300km 이상의 군사용 미사일 개발은 이론상으로만 가능하고 실제로는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민간용 로켓의 경우도 사거리 규제 없이 무제한 개발, 시험발사, 생산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액체연료 방식으로만 추진체를 개발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달려있다.

군사용 미사일에 사용되는 고체연료 방식에 대한 연구 개발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미사일지침 개정 여부와 관련,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작년 11월4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우리 안보 수요에 적절한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어 현 상황에서 미사일 지침을 폐기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필요시 지침 수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은 “(미사일지침 개정 여부를)한.미간에 탄력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일본이 추진 중인 미사일방어(MD)체계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기술이 입증된 로켓에 탄두만 탑재하면 남한과 주일미군 기지를 모두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MD체계에서 국제적인 공조체제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지난 2월16일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 질의에서 “한미동맹과 한반도 안보상황, 예산 소요 등을 고려해 국가전략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우리 군은 2012년까지 구축될 ‘탄도유도탄 작전통제소'(AMD-Cell)에 조기경보레이더를 설치할 계획이다. AMD-Cell은 북한 탄도유도탄의 발사 징후를 탐지하고 발사 때 요격명령을 하달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AMD-Cell은 공군의 패트리엇(PAC-2)부대에 북한의 탄도.유도탄 요격명령을 하달할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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