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발사, 미사일지침 개정론일듯

북한이 이번 로켓 발사를 계기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용 로켓 성능을 더욱 개량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미사일 개발능력도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맺은 ‘미사일지침’에 의해 사거리 300km, 탄두중량 500kg의 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이번에 북한의 로켓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만큼 재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로켓 ‘은하-2호’가 국제기구에 예고된 낙하지점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결론이 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이를 만회하려고 성능개량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여 로켓의 군사전용 위협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까지 분석으론 ‘은하-2호’의 1단 부스터(추진체)는 일본 아키타(秋田) 서쪽 280km 동해상에, 2단과 3단은 일본에서 동쪽으로 2천100km 태평양 해상에 각각 떨어졌다. 2,3단이 기술적 결함에 의해 분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단과 2,3단의 낙하지점을 무수단리 발사장으로부터 계산하면 각각 500km, 3천100여km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11일 국제해사기구(IMO)에 2단은 무수단리로부터 3천600여km 태평양 해상에 낙하할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에 실제 2단은 예상지점에 500여km나 도달하지 못한 셈이다.

비록 2,3단 비행거리가 10여년 전인 1998년 8월 발사한 대포동 1호의 2단 낙하지점 1천600여km보다 두 배 가량 늘었지만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한.미는 평가하고 있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 긴급 소집된 국회 국방위에서 “지금까지 판단한 것은 1∼3단계 탄체(추진체)가 모두 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어떤 물체도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로켓 엔진을 지속적으로 개량하는데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1984년 사거리 300km의 스커드-B 단거리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뒤 25년간 로켓 엔진성능을 끌어올려 이번에 대포동 2호의 개량형인 ‘은하-2호’를 개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미국과 ‘미사일지침’에 의해 사거리 300km, 탄두중량 500kg 이상의 미사일은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84년 실전 배치된 북한의 스커드-B 미사일보다 나은 미사일은 개발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는 것이다.

사거리 300km 미사일은 북한 전역을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남북한 미사일 전력에서 상당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미국과의 ‘미사일지침’을 통해 “사거리 180km, 탄두중량 500kg 이내 미사일만 개발한다”는 데 합의한 뒤 2001년 1월 재협상을 통해 “사거리 300km, 탄두중량 500kg”으로 재조정했다.

하지만 이 지침이 ‘미사일 주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시제품 개발과 시험발사를 하지 않는 조건일 경우 사거리 300km 이상의 군사용 미사일을 무제한 연구 개발할 수 있도록 했지만 사실상 300km 이상의 군사용 미사일 개발은 이론상으로만 가능하고 실제로는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민간용 로켓의 경우도 사거리 규제 없이 무제한 개발, 시험발사, 생산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액체연료 방식으로만 추진체를 개발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달려있다.

군사용 미사일에 사용되는 고체연료 방식에 대한 연구 개발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미사일지침 개정 여부와 관련,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방위에서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우리가 확보하는 문제는 한미 군사동맹과 MTCR(미사일기술통제체제) 회원국으로 미사일 운반체에 대한 비확산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은 “(미사일지침 개정 여부를)한.미간에 탄력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한 로켓이 위성체를 궤도에 진입하는 데 실패했고 2,3단 추진체를 분리하지는 못했지만 사거리는 10여년 전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나는 등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이에 따라 군이 추진 중인 북한의 탄도.유도탄 방어체계 구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2012년까지 구축될 ‘탄도유도탄 작전통제소'(AMD-Cell)에 조기경보레이더를 설치할 계획이다. AMD-Cell은 북한 탄도유도탄의 발사 징후를 탐지하고 발사 때 요격명령을 하달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AMD-Cell은 공군의 패트리엇(PAC-2)부대에 북한의 탄도.유도탄 요격명령을 하달할 것으로 보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