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발사, `對美 협상압박용’ 분명히 드러내

북한이 5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전후해 보인 움직임은 이 로켓 발사의 목적이 미국에 ‘미사일 위협’을 부각시켜 협상을 통해 정치.경제적인 반대급부를 챙기려는 의도임을 드러냈다.

북한은 5일 ‘광명성 2호’의 발사에 앞서 발사 시점 등을 국제기구에 통보한 것보다 더 구체적으로 중국과 러시아 뿐 아니라 미국에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러시아는 북한의 우방이면서도 지난 2006년 10월 핵시험 때 사전통보를 받지 못한 것에 상당히 불쾌해 했으며 이것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찬성한 것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에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사전통보는 이해되지만 미국이 통보 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북한이 이번 로켓 발사를 미국과의 ‘거래’를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고 오바마 행정부와의 대화를 갈구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발사 당일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찾아 ‘광명성 2호’의 발사 전 과정을 관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언론매체들이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의 대미 몸짓 언어로 이해된다.

김 위원장이 로켓 발사 과정을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서 모니터한 것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례적으로 로켓 발사 당일의 이러한 행적을 공개함으로써 자신의 건재를 오바마 행정부에게 보여주고 미사일 발사가 자신이 직접 보내는 메시지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2005년 6월17일 방북한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과 면담에선 북한의 로켓 개발이 미국과 협상을 위한 것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미국과 수교하고 우방국이 된다면 미사일을 폐기할 용의가 있다”며 “일반적으로 일개 국가가 가질 수 있는 미사일만 갖고 장거리 미사일과 대륙간 미사일은 다 폐기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러한 언급은 미국과 2000년까지 진행했던 미사일 협상의 내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협상에서 북한은 사거리 300마일(약 500㎞) 이상 미사일의 생산과 개발, 배치를 중단하고 이미 보유한 것은 수년내 폐기하기로 했으며 단거리 미사일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를 준수하고 MTCR 지침을 초과하는 미사일 및 관련부품과 기술의 대외판매를 중단하기로 했었다.

김 위원장은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 이래 장거리 로켓의 수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시사하고 이를 실행함으로써 대량살상무기(WMD)의 비확산을 외교정책의 최대 목표의 하나로 삼고 있는 미국을 끊임없이 자극해 왔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과 면담한 자리에서 “외화를 위해 시리아와 이란에 미사일을 판매하고 있다”며 “만일 미국이 보상해 준다면 미사일 프로그램은 중단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또 2000년 방북한 남한 언론사 사장단과 만났을 때는 “로켓 연구해서 몇억달러씩 나오는데 그거 안할 수 있느냐”며 “시리아와 이란에 로켓을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로켓과 탑재된 위성의 개발비로 최소 2천억원에서 최대 5천500억원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산돼 북한이 이 돈을 자신들의 ‘경제살리기’에 사용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무성하지만, 김정일 위원장 입장에선 이번 로켓 발사는 대형 ‘외화벌이 사업’의 일환인 셈이다.

그는 1999년 로켓 발사에 수 억달러의 비용이 들어갔다면서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운명을 지켜내고 내일의 부강조국을 위해 자금을 그 부문으로 돌리는 것을 허락했다”고 미사일 투자가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투자’라는 주장을 폈었다.

이번 광명성 2호의 발사를 모니터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다계단 운반로켓도, 인공지구위성도 100%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들의 지혜와 기술로 개발하여 단 한번의 발사로 인공지구위성을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킨 것은 우리의 주체적인 과학기술의 자랑찬 위력의 과시”라고 말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이 북한의 미사일 및 “인공위성” 개발과 수출, 시험발사 등에 관해 공개 언급한 내용이다.

▲”다계단 운반로켓도, 인공지구위성도 100% 우리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의 지혜와 기술로 개발하여 단 한번의 발사로 인공지구위성을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킨 것은 우리의 주체적인 과학기술의 자랑찬 위력의 과시이다. 광명성 2호의 성공적인 발사에 토대하여 우주공간의 정복과 평화적 이용분야에서 새로운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 (2009년 4월5일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서 ‘광명성 2호’ 발사를 관찰한 뒤)
▲”미국과 수교하고 우방국이 된다면 미사일을 폐기할 용의가 있다. 일반적으로 일개 국가가 가질 수 있는 미사일만 갖고 장거리 미사일과 대륙간 미사일은 다 폐기하겠다.”(2005년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과 가진 6.17면담에서)
▲”2003년까지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하지 않을 것이다.”(2001년 5월 방북한 유럽연합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나라에 미사일을 판매하는 것은 교역의 일부다. 미사일을 사려는 사람을 찾게 되면 그에게 미사일을 팔 것이다. 내가 한 약속은 지키겠지만 교역을 포기할 수는 없다.”(위와 같음)
▲”이것이 첫번째 위성발사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다.”(2000년 10월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함께 집단체조를 관람하다가 대포동 미사일 형상이 연출되자)
▲”외화를 위해 시리아와 이란에 미사일을 판매하고 있다. 만일 미국이 보상해 준다면 미사일 프로그램은 중단될 것이다. 그러나 미사일 개발 의도가 외화 때문만은 아니고 자위의 일부분으로 군을 무장시킨다. 만일 남한이 500㎞ 사거리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만 한다면 우리도 개발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나라가 북한을 대신해 통신위성을 띄워주는 데 동의한다면 북한에는 미사일이 아무런 필요가 없을 것이다.”(2000년 10월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과 면담에서)
▲”로켓 한 발에 2억∼3억 달러가 들어가는데 미국이 우리 위성을 대신 쏴주면 우리가 개발을 안하겠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에게 말했다. 로켓 연구해서 몇억달러씩 나오는데 그거 안할 수 있나. 시리아와 이란에 로켓을 판매하고 있다.”(2000년 8월 방북한 남한 언론사 사장단과 면담에서)
▲”외국의 로켓추진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오직 평화적인 우주개발 연구에만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2000년 7월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적들은 우리가 인공지구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만 몇억달러가 들었을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이다. 나는 우리 인민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남들처럼 잘 살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운명을 지켜내고 내일의 부강조국을 위해 자금을 그 부문으로 돌리는 것을 허락했다.”(1999년 당.정간부들에게 한 발언 중에서)
▲”최첨단 기술을 요구하는 인공지구위성을 단 한발의 발사로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킨 것은 우리 당의 과학중시 정책의 빛나는 승리다.(1998년 9월 광명성 1호 발사에 참여한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들에게 보낸 감사문에서)/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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