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량강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잇따라 발생해 당국이 정치사회적 불만을 품은 방화로 보고 주민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1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복수의 량강도 내 소식통을 인용, “요새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살림집(주택)들이 여러 채 불타 보위부와 검찰이 수사에 총동원되고 있다.”라며 “당국은 사건의 단서를 찾기 어렵자 ‘내부 적대분자들의 책동’으로 규정하고 주민 동태를 일일이 조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런 사건들이 북한 당국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지난달 17일 자정께 혜산시 혜산동에서 일어난 5층 아파트(70가구 거주) 화재라고 방송은 전했다.
이 불은 김일성 생일(4.15) ‘특별경비주간’에 일어나 북한 당국이 `정치적 범죄’로 간주하고 범인 검거에 안간힘을 쏟았으나 사건 현장에서 어떤 증거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앞서 3월11일에도 자정을 넘긴 시간에 혜산시 강구동 다가구 주택 건물의 좌우에서 동시에 불이 나 순식간에 살림집들을 삼켰는데, 당시는 화폐개혁으로 장마당 쌀값이 치솟아 주민 불만이 극에 달했던 시기라고 방송은 전했다.
RFA는 “최근 방화사건이 관심을 끄는 것은 1998년 대량아사 사태 때 주민들의 무차별 방화가 이어졌던 기억 때문”이라며 “당시 량강도 예술극장과 도 인민위원회 사무처 건물이 전소되고 도처에서 ‘김일성혁명사상연구실’ 건물이 소실됐다.”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