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돈주, 의료시스템 장악?…“‘약국’ 직접운영 성행”

북한 돈주(신흥부유층)들이 최근 시(市) 인민위원회 보건과 약품관리소가 담당하던 약국을 직접 시장 입구 등 주민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 개설하고 돈벌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순천시에 1개밖에 없던 약국이 올해 3개가 더 시장입구에 생겼는데, 이는 모두 돈주가 운영하는 개인약국”이라면서 “약품관리소가 관리하던 기존 약국과 달리 약품구입과 판매를 돈주들이 직접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개인약국 운영하는 돈주들은 자체 구입한 국내외 약품을 약품관리소로부터 엄격히 검증받은 후 판매상품으로 내놓아야 한다”며 “여기서 판매하는 약품은 시장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정품’이라는 신뢰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 당국은 2012년경부터 개인약국 운영을 허용했다. 시, 군 단위로 국영병원 옆에 개설된 개인약국은 초창기엔 돈주가 아닌 보건소 약품관리소에서 직접 건물과 국내산 약품을 공급했다.

또 국가자격증 소유한 약사로 판매권한을 제한하면서 고객신뢰는 확보했지만 시장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졌다. 약품관리소에서의 공급이 여의치 않아 시장상인들보다 상품 수가 모자랐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장경쟁력이 없다는 점을 통감한 당국이 어쩔 수 없이 돈주들의 약국운영을 허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은 “(당국은) 시장을 억제하면서 전문약사가 판매하는 개인약국 운영으로 시장수익을 유도했지만 한계를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개인약국은 약사자격증이 없이도 개업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반드시 약품관리소에 품질감독을 받아야 한다. 여기서 월 수익의 30%를 시 약품관리소에 상납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만히 앉아 권한을 주면서 ‘당 자금’을 확보하는 김정은의 전략이 재차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북한 당국은 상납금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산 약품을 파는 것도 허용한다. 소식통은 “개인약국에서는 시장 매대보다 더 많은 외국제 약과 국내산 약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상 의료 체계’는 허울뿐이라는 점이 재차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런 형태의 개인 약국이 아직까지는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는 없다. 시장에서 파는 약품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고,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밀수를 통해 중국이나 한국 제품을 들여오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는 것.

양강도 소식통은 “얼마 전 출산 후 췌장염을 앓았던 한 여성이 한국 약을 꾸준히 먹고 나아졌다는 얘기가 돌았다”면서 “여기에서는 도매시장에서 각종 약을 팔기도 하고, 개인집에서 약을 전문으로 파는 주민들도 곳곳에 있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자격증을 돈을 주고 사서 약국을 차리는 경우도 있다”면서 “국가에서 운영하는 약국은 인기가 없고, 주민들은 주로 시장이나 동네마다에 있는 개인장사꾼에게 약을 구입하려고 한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