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돈주들, ‘개성공단 자체운영’ 가능성 타진해”

개성공단의 우리 측 자산이 전면 동결된 가운데, 북한 내부에서는 당국이 돈주(신흥부유층)들에게 투자를 받아 자체 운영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개성공단 한국기업이 강제 퇴출당하고 노동자들도 출근 못하지만 생산설비는 그대로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면서 “공단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직접 실태를 전하면서 돈주들이 투자에 대한 흥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중국 기업과 합영해 의류를 생산·수출하던 평양 돈주들은 공단 임대에 대한 희망의 꿈을 안고 정보 수집에 들어갔다”면서 “이들은 평소에 안면이 있는 군, 당 고위 간부들에게 투자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물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에 일부 간부들은 개성공단은 그냥 놓아둘 것이 아니라 재가동하여 적들에게 우리(북한)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토의가 곧 열리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면서 “공단엔 현대적인 기계설비가 많이 있으니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생산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돈주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돈주들은 중국 등 외부에서 원자재를 수입, 개성공단 설비를 이용해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평안남도에 위치한 ‘능라88무역회사’ 등 임가공 의류수출업체들은 물론, 국영 피복공장도 중국으로부터 원단을 들여와 중국설비에 의존하여 완제품을 수출하고 있다는 것. 

소식통은 “돈주들은 세관을 통해 원단을 밀입해 들여올 수 있고 이미 중국기업과 연결된 판로도 있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당국에서도 공단을 이용해 국내 자체 기업을 성장시킨다면 외화벌이도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때문에 개성공단이 군사지역으로 선포되었지만 외화가 급한 당국이 조만간 자체가동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라면서 “개성공단은 핵문제로 이어진 국제문제로 떠오른 만큼 공식적으로 중국기업을 끌어들일 가능성은 낮겠지만 조용히 암거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력 문제에 대해 소식통은 “전력난이 심각하기 때문에 공단의 모든 공장을 가동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자체 발동기를 모두 동원해 일부 공장만 가동하는 방법을 택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송아 기자
북한 경제 IT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