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독도우표에 거액 투자했다가 ‘쪽박’

북한에서 작년 4월 발행된 독도 우표는 북측의 조선우표사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남측 사업가의 자금 지원으로 빛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백승권(37) 가포무역 대표는 14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작년 1월 홍콩에 있는 조선우표사의 판권 대행사인 고선(高森) 필름을 통해 독도 우표를 기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고 4월초 착수금 명목으로 3억5천만원을 대행사를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독도 우표 발행에 대응해 남측에서 제작한 독도 우표가 큰 인기를 끌었고 독도수호대 등 시민단체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민간 차원에서 북한의 독도 우표를 반입해 판매할 경우 독도 수호 운동에도 상당한 힘이 실릴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백씨는 독도 우표 판매로 생긴 수익금 일부를 독도 영유권 수호 단체에 기부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연을 안고 탄생한 독도 우표는 작년 4월 정부에서 반입 불허 처분을 받고 말았다. 우표에 인쇄된 `조선의 섬 독도’라는 말이 자칫 독도가 북측의 영토임을 주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발행 연도를 표기한 북측의 `주체’ 연호에 체제선전적인 요소가 담겨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대신 정부는 판매 목적의 대량 반입은 어렵지만 전시나 수집을 목적으로 한 소량 반입 정도는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당시 정부의 여러 부처가 협의를 벌였지만 외교부는 독도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입장이었고 국정원 또한 국가보안법이 폐지되기 전까지는 반입은 절대 안된다는 완강한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백씨는 어떻게든 반입을 성사시켜보고자 관련 부처를 다니며 설득을 해보기도 했지만 오히려 `북측의 꼬드김에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향후 남북교역의 물꼬를 트고 독도 수호에 기여한다는 순수한 뜻에서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우표 반입이 불허되면서 백씨는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사실상 재기불능 상태에 빠졌다.

북측에 착수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을 고스란히 날린 백씨는 이제는 간신히 사업자 명의만 유지하고 있는 빈털터리가 되고 말았다.

최근 다카노 일본 대사의 망언과 일본의 우익 교과서 왜곡 파문으로 국내에서 독도 수호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그는 정부에서 반입 불허 처분을 받았던 당시를 떠올리며 착잡한 심경에 빠졌다.

백씨는 “독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이제라도 정부가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전향적으로 독도 우표 반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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