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삔빠진 놈’의 ‘묻지마 범죄’로 골치

최근 ‘묻지마 범죄’가 연일 발생하자 남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사회에 불만을 가진 자들이 사소한 이유로 흉기난동을 부리거나 난데없이 슈퍼마켓에 들어가 주인을 칼로 찌르는 일도 있었다.


불특정 다수에게 행해지는 ‘묻지마 범죄’가 북한에도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한의 방송 등 관영매체가 전하지 않을 뿐 남한보다 더 빈번하다.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시기 가정이 파괴돼 사회적으로 소외된 20~30대 청년들이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평양을 비롯한 전국 도시에서 묻지마 범죄를 저질러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을 북한에선 ‘삔(핀)빠진 놈’ 혹은 ‘생시비꾼’으로 부른다. ‘삔 빠진 놈’은 남한식으로 ‘나사 빠진놈’이며, ‘생시비꾼’은 뚜렷한 이유 없이 시비를 거는 이들을 말한다.


순간적으로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은 여성들이나 중학생, 대학생들을 이유 없이 돌멩이, 뭉둥이 등 둔기로 때리거나 흉기로 찌르기도 한다. 주위에서 이를 곱지 않게 보거나 제지하려들면 더욱 흥분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보안원(우리의 경찰)들도 이들의 행동이 두려워 외면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커진다고 한다. 남한처럼 신고 및 출동 체계가 없는 관계로 난동은 30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피해자의 수도 많다.


북한에서 ‘묻지마 범죄’가 극심한 곳은 평안남도 평성시다. 평성은 평양으로 물자가 들어가는 대표적인 도매 시장이 있는 곳으로 북한 전역 사람들이 모이며 교통의 중심지다. 그렇다보니 외지인들을 상대로 한 흉악한 범죄가 빈번히 발생했다.

1990년대 말부터는 외부인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주의 경고’가 수차례 발령됐다고 한다. 출장자, 여행자 등 외지인들은 평성의 젊은 남자들과의 시비에 말려 들지 말 것과 외딴 곳과 저녁에는 외출을 삼가라는 내용이다.


물론 이들이 일정한 돈과 대가를 원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별 원한 관계가 없는 낯선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과 흉기를 휘두른다는 점에서 남한의 ‘묻지마 범죄’와 닮았다. 


평성 청년들은 시장과 버스 승차장, 철도역, 식당 주변에서 자신을 쳐다본다는 시비를 붙여 무작정 주먹질을 하고, 자신에게 길을 안내 받은 사람이 금전적인 사례없이 간다는 이유로 뒤통수를 흉기로 가격할 정도다. 또 외지에서 온 군인들의 행동이 거슬린다고 칼부림해 살해하는 일도 수차례 발생했다.


평성 이외에 함흥, 원산, 청진도 ‘묻지마 범죄’가 빈번한 곳이다. 2011년 봄 함흥 회상구역 시장에서 30대 남성의 칼부림으로 10여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있었다. 뒤늦게 보안원에 끌려간 그는 자기를 무시하는 것 같은 주위의 느낌에 순간 흥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최근 국내 입국한 탈북자 임태복(가명) 씨는 “한 구역에서 발생되는 사건은 입소문으로 빠르게 전파되는데, 북한에 있을 때 이런 범죄 관련 소문을 많이 들었다”면서 “북한도 이런 범죄가 증가하고 흉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가 어지럽고 주민생활 도 고달파지니 정신 빠진 폭행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다른 나라보다 더 많으면 많았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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