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김장 걱정…배추·무 값 폭등

북한에서 올해 배추와 무 값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오르면서 ’겨울 절반 양식’으로 김장을 담가야 하는 북녘 주부들의 한숨이 남녘 못지않게 깊어지게 됐다.

8일 대북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이 발행하는 주간 북한소식 97호에 따르면 작년 평양과 평성, 남포, 신의주 등 북한의 주요 도시 시장에서 개당 200~350원 선에서 거래되던 배추는 올해 450~1천300원 대까지 값이 올랐고 무는 작년 개당 100~200원 선에서 올해 400~700원까지 뛰었다.

고춧가루는 국내산이 ㎏당 1만~3만원, 중국산이 5천~7천원에 각각 판매되고 있으며, 함흥에서는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이틀만에 ㎏당 1만8천원이던 고춧가루 가격이 2만5천원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마늘 가격도 함흥에서 kg당 2천300원이던 것이 최근 2천800원으로 올랐으며 신의주에서는 지난 1일 기준으로 국내산이 3천~3천500원, 중국산이 1천2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좋은벗들은 “남새(채소) 외에 고추, 마늘, 젓갈 등 양념류도 kg당 쌀값보다 몇 배나 비싸 (주민들이) 감히 구입할 꿈도 못 꾼다”며 “각 시에서는 단위별로 자체 사업을 통해 배추와 무를 나눠주도록 했으나, 힘 있는 단위 몇 곳을 빼고는 모두 올 김장을 담기는 다 틀렸다며 고개를 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여름 폭우로 농경지가 침수.매몰되면서 김장거리 수확량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농민들은 흔히 밀.보리.옥수수를 수확한 직후인 7월 하순 밭에 배추나 무 종자를 뿌려 10월 말부터 수확해 김장을 담가왔다.

북한에서 김장은 그해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절반 양식’에 해당하는데, 각 가정에서는 해마다 8월초부터 ’김장 채비’를 시작해 동ㆍ인민반별, 기관ㆍ기업소별로 배정된 협동농장에서 채소를 길러 11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김장 담그기에 돌입한다.

올해는 그러나 8월초 폭우로 쓸려간 밭을 갈아엎고 9월초부터 다시 배추와 무씨를 심어야 했던 만큼 북한의 김장거리 수확량이 전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남쪽에서도 올해 배추와 무 값의 급등으로 김장 비용이 지난해 대비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조사되면서 김장철을 앞두고 남북한 주부들은 나란히 ’동병상련’을 겪게 된 셈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