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개방시대 합류하나…’정상회담이 달라진다’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상황요원으로 참가한 통일부의 김모 사무관은 고려호텔에서 백화원영빈관의 남측 요원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VIP께서는 잘 계시죠’라고 묻는다.

휴대전화로 대통령의 동선을 확인한 김 사무관은 인터넷 이메일을 이용해 남쪽으로 상황보고를 띄운다.

그는 이어 고려호텔 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의 TV모니터를 통해 남쪽의 방송들이 전하는 보도 내용을 모니터한다.”
내달 2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은 북측이 개방된 모습을 적극적으로 과시하면서 7년전 개최된 1차 때와는 달라진 형태로 열리게 된다.

우선 남측 대표단은 평양에 체류하는 동안 북한으로부터 휴대전화 30대를 대여받아 사용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측 지역에서 다양한 회담이 여러차례 열렸지만 남측 대표단은 내부적으로 단원들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러한 어려움이 사라지게 됐다.

북한은 이미 2003년부터 태국의 록슬리 그룹과 합작으로 평양시내에서 유럽식 GSM방식으로 주민들에게 휴대전화 서비스를 실시해 왔으나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확산되자 사용을 금지한 상태다.

남측 대표단은 또 이번 회담과정에서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도록 북측과 의견을 모았다.

그동안 북한에서 열리는 각종 회담에 참가한 남측 취재단이 사진 송고를 위해 국제전화를 이용해 중국을 거치는 인터넷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대표단이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측 대표단은 서울과 평양을 연결하는 직통전화로만 회담 상황을 보고하고 훈령을 받아 회담에 임해왔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기술적으로 인터넷 연결이 속도 등을 낼 수 있도록 보완이 되는 경우에는 12회선을 사용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 대표단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묵는 백화원영빈관과 특별수행원이 체류하는 보통강호텔, 기자단 등의 숙소로 사용되는 고려호텔에서 남측의 방송을 직접 TV수상기를 통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 기간 위성수신기를 반입해 사용할 계획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휴대전화와 인터넷의 사용을 허용하고 남쪽 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한 것은 형식적인 면이기는 하지만 큰 변화의 하나”라며 “이번 회담에 임하는 북측의 적극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북한=폐쇄된 사회’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려는 것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00년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국제사회에 커밍 아웃을 했다면 이번 회담을 통해서 북한 사회의 변화된 생활패턴을 드러냄으로써 ‘북한도 다른 나라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2000년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단번 도약’이라는 목표아래 정보기술(IT)분야 발전에 주력해온 만큼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의 진보한 IT환경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북한전문가는 “이번 정상회담은 북측이 전격적인 수용의지를 보임으로써 이뤄진 측면이 없지 않다”며 “김정일 위원장과 북측은 이번 회담을 통해 폐쇄,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 등 좋지 않은 이미지를 벗어버리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6자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한 우호적인 국제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통 크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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