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도 南탓? 햇볕세력 ‘북한 감싸기’ 여전

10일 발생한 서해교전을 보는 남한 내 정치권과 이념세력들의 시각은 이 사건에 자신들의 대북관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명백한 북측의 군사적 도발에도 ‘남한 책임론’으로 상황을 몰아가는 세력들도 여전하다. 핵실험·미사일발사를 비롯해 제1, 2 연평해전에 대한 남한 내 시각차가 다시 재연되는 양상이다. 


정치권과 언론,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사태를 두고 우발적인지 의도적인지,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두고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소위 ‘진보’를 주창하는 정당과 언론 등은 대부분 ‘남측 책임론’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서해교전 직후 의원총회에서 “지금 우리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간의 화해·협력을 통해 민족의 공영을 기해야 할 시점이지만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에 들어와 밀어붙이기식 대북정책이 혹시 이런 사태를 유발한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이른바 좌파진보매체들도 북측의 도발보다는 이명박 정권 이후 경색국면의 남북관계에 따른 충돌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이명박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을 물어 늘어지고 있다. 


이들의 시각에는 북측의 의도가 있든 없든 남측의 책임이 크다는 논리다.  


우리 측 합동참모본부 발표를 보면 북측 경비정이 5회에 달하는 남측의 경고방송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하한 걸로 볼 때 의도성이 짙다. 이는 우리 측의 경고사격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곧바로 조준사격을 했다는 점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과 진보언론들은 북한 경비정이 1척이었다는 점과 꽃게철에 따른 중국어선 단속에 따른 ‘우발적 충돌’이라는 주장을 앞세우고 있다. 미북대화가 임박했고, 대남 유화공세를 이어오던 북한이 의도적 도발을 감행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그동안 북한이 ‘대화’와 ‘도발’을 병행하면서 한반도 상황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갔던 전례를 볼 때 이번 충돌 역시 의도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방한과 미북대화를 앞두고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부각시켜 평합협정 체결의 시급성 등 의제를 선점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좌파 내에서는 북한이 미북대화 성사에 따라 더 이상 남한과의 관계개선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해석하는 기류도 엿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도 결국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탓이라는 귀결이다.


‘햇볕’ 선봉장 역할을 자임하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미국과의 대화 일정이 잡혔기 때문에 대남 유화 조치가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되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의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이명박 정부가 자신들의 유화 태도에 대해 ‘북한이 몸이 달아서 그런다’는 식으로 말하고 식량 지원도 1만 톤밖에 하지 않겠다는 걸 보고 엄청난 굴욕을 느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측의 유화책에도 남측 정부가 충분히 호응하지 않아 감정이 상해 도발을 감행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이렇듯 이른바 진보를 표방하는 정치권과 언론의 ‘북한 감싸안기’에 근거한 서해교전 평가는 과거 10년 햇볕정권의 시각과 별반 차이가 없다. ‘현상’과 ‘본질’을 운운하면서 남북 ‘양비론’적 시각을 선보여 결국은 북측을 감싸 안아야 한다는 ‘여론호도용’ 전술로 읽혀진다.


이에 대해 언론인 조갑제 씨는 “이명박 정부가 밀어붙이기식 대북정책을 편다는 정세균 대표의 주장은 김정일과 종북세력의 시각을 반영한다. 이는 잘 대응한 아군에 대한 트집잡기”라면서 “2002년 서해교전 때처럼 우리가 왜 얻어맞지 않았느냐고 화를 내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역시 “일부에서는 적이 왜 그런 도발을 했나 분석하면서 북이 최근의 대화 분위기로 혹시 내부기강이 이완될까 우려해 그랬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적이 도발을 했고, 도발을 하면 단호히 응징, 격퇴, 괴멸시킨다는 대원칙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군사적 도발은 보다 월등한 군사적 대응으로 제압한다는 것이면 되었지, 거기에 무슨 이런저런 정치적 해설이 필요한가”라면서 “좌파 프로파간다의 기만적 ‘평화주의’는 좌파의 혁명적 호전성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으면서 이쪽의 이념적, 정신적, 군사적 무장만 일방적으로 해제하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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