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댐방류’ 국제법위반 검토 배경은

‘한 나라가 하천을 이용할 때 이를 공유하는 다른 나라에 중대한 손해를 야기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
이는 국제관습법상의 사실상 불문율로, 정부가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 국제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2개국 이상의 영토를 흐르는 국제하천은 운송 외에도 관계사업이나 수력발전 등 경제적 목적으로 많이 활용되기 때문에 상류국과 하류국 사이에 그 이용을 둘러싸고 국제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한 연안국의 일방적 행위가 다른 연안국의 하천 이용에 영향을 미칠 경우 국제법은 조약이나 국제관습법을 통해 그 국가의 일방적 행동의 범위에 종종 제한을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조약으로는 1997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국제수로의 비항행적 이용에 관한 협약(이하 협약)’이 있지만 아직 발효되지 않았을 뿐더러 남.북한 모두 당사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사안에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

즉, 북한의 행위가 이 협약의 일부 조항을 위반했다 하더라도 북한이 협약 당사국이 아니라서 법적 책임을 추궁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협약 내용의 상당 부분은 이미 성립된 국제관습법을 성문화한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자들과 국제법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특히 협약 7조1항의 ‘국제하천의 연안국은 영토 내 국제수로를 이용할 때 다른 연안국에 중대한 손해를 야기하지 않도록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는 규정은 이 협약이 아니더라도 이미 확립된 국제관습법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10일 “북한의 행위가 국제법규에 저촉되는지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북한의 댐 방류 행위를 직접 규율하는 조약이나 협약은 없지만 국제관습법에는 위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재판소의 다수 판례도 당국자들의 이 같은 판단에 무게를 싣는다.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전신인 상설국제사법재판소(PCIJ)는 1937년 ‘뮤즈강 수로변경 사건’에서 벨기에와 네덜란드간 체결된 뮤즈강 이용체계 조약에 대한 양국의 위반 주장에 대해 ‘당사국은 하천수의 양, 수위, 유속 등에 대한 변경을 가져오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1957년 프랑스와 스페인간의 ‘라누호중재사건’에서도 양국의 합의로 구성된 중재재판소는 ‘국제법원칙상 상류국은 하류국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안의 범위에서 국제하천수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으로 활동 중인 백진현 서울대 교수는 “모든 국가는 국제하천을 이용함에 있어 다른 국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며 “이는 국제재판소의 일관된 판례이자 국제관습법으로 성립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이 황강댐을 사전 경고나 예고 등 아무런 조치 없이 무단으로 방류함으로써 우리 국민 6명의 인명피해를 초래한 것은 명백한 국제관습법 위반에 해당한다.

외교 소식통은 이와 관련, “한 국가가 국제법 위반으로 다른 국가에 손해를 발생시켰다면 국제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며 “국제법적으로 국가가 책임을 지는 방법으로는 원상회복이나 손해배상, 사죄, 재발방지의 확약과 보장 등이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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