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 10만호 주택 건설 사업을 위해 군인과 대학생을 건설 현장에 대거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에 맞춰 후계자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하려는 ’10만호 건설’이 경제난으로 차질을 빚자 대규모 인력을 동원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데일리NK 소식통들에 따르면 평양 소재 대학들과 비교적 규모가 큰 지방대학에 6월 중순경부터 ‘사회주의 건설 동원령’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대학 등 평양 소재 대학생들이 10만호 건설 사업에 투입된 것으로 안다”면서 “최소 2개월 이상 공사 현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공사 진척정도에 따라 대학생들의 동원 기간도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7일 “7월부터 청진 소재 제1,2 사범대학 고학년(3, 4학년)들이 ‘사회주의 건설 동원령’에 따라 2개월간 건설작업에 동원됐다”며 “이들은 평양 10만호 주택 건설과 지방 건설작업에 투입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중앙에서 평양 건설작업에 필요한 인원을 각 대학에 통보한 것으로 안다”며 “이에 따라 대학별로 인원을 선발해 평양으로 내려 보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앞서 RFA(자유아시아방송)는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 소재 대학들이 휴교했다고 전하면서 대학생들이 10만호 건설과 105층 류경호텔 주변 정리에 동원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은 1989년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 때도 전국 대학들에 6개월간 휴교령을 내리고 대학생들을 공사에 투입했었다.
’10만호 건설’은 김정일 일가(一家)와 관련한 우상화물이 있는 지역에 군인 등 인력이 우선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수령님(김일성) 동상이 근처에 있는 창전거리 주택 건설 사업이 5월 초 시작됐다”며 “이 공사 현장에는 군인들이 총동원됐고, 심지어 형제산 구역에서 건설 사업을 진행하던 사람들도 일주일 정도 동원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만수대 지역(김일성의 생가가 있다)도 마찬가지로 ‘다른 지역은 몰라도 이곳만큼은 반드시 건설 사업이 완성돼야 한다’면서 걸핏하면 다른 지역 공사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동원해 사람들이 불만이 많다”고 덧붙였다.
군인 등이 투입된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건설 속도에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특정 자재들이 필요한 내부 공사는 진척이 더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군인들이 동원된 서포 쪽과 하당2동 등은 벌써 다 올라가서 8월 달부터 입주가 가능하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내부 공사가 다 안 돼 있어 사람들이 잘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기업소 등에서 파견된 근로자들이 동원된 지역의 건설 작업은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재부족에다 그나마 있는 자재들도 식량난 여파로 빼돌려지면서 작업에 진척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자재도 부족하고, 국가에서 배급 등 지원해 주는 것이 없으니 시멘트와 자재 등도 개인들이 다 팔아 쌀을 사 먹고 있는 지경”이라며 “(공장기업소 파견 근로자 등) 사회 단위가 맡은 곳은 거의 올라간 곳이 없다. 형제산 구역도 군인들이 맡은 곳을 제외하면 1층만 올라간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엔 ‘2012년 4월 15일(태양절)까지 10만 세대 건설을 다 마치고 무조건 주민들을 입주시키라’는 내용의 국방위원회 결정이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평양 소식통은 “(국방위원회 결정과 관련해)소문에는 ‘그것을 완수 시키지 못한 책임자들은 모가지가 날아갈 것을 준비해라’라고 엄포까지 놓았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은 ‘2017년이 돼도 10만호 건설은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