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 말레이시아 방문해 김정남 시신 인도 요구

북한이 ‘김정남 시신 사수’를 위해 리동일 전 유엔 대표부 차석대사를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까지 말레이시아에 파견했다.


리동일은 28일 오후 쿠알라룸프르에 있는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앞에서 기자들에게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 합의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면서 “체류 기간 동안 말레이시아 측과 세 가지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첫째는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사망한 북한 인민(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것, 둘째는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북한 시민(리정철)의 석방 문제, 마지막으로는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동일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말레이 당국을 찾아 김정남 시신 인도 문제를 협상하고 리정철 석방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리동일이 ‘인권 문제를 논할 것’이라고 주장한 건 자국민 리정철과 현광성 등이 용의자로 지목된 것을 인권 침해로 몰고 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리동일이 ‘말레이시아와의 우호적 관계’를 강조한 것 역시 현지에서 확산되는 반북 정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말레이시아 내에선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한 북한의 각종 음모론 제기에 대응해 무비자 입국 조치 폐기부터 외교관 추방, 평양 주재 말레이 대사관 철수 등 단계적 단교까지 거론되고 있다.


다만 리동일은 말레이 정부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한편 리동일은 국제 외교무대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북한 체제를 대변해온 베테랑 외교관으로 알려진다. 특히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안보협의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도 자주 참석했던 경력이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동남아시아 외교 허브였던 말레이시아와 관계 악화 조짐이 보이자, 난국 타개를 위해 외교 잔뼈가 굵은 리동일을 파견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