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선 때 쉬럼 보내 김정일 돕자”

“6자회담을 통해 그(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를 설득해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게 하고 나서 (민주당 선거전략가인) 봅 쉬럼을 보내 그를 돕게 하면 돼요”

이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골치아픈 북한 지도자 김정일을 몰아낼 수 있는 확실한 계획’이 있다며 지난 12일 밤(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우스개 사교모임에서 한 `농담’이다.

이 모임은 워싱턴의 사교클럽중 매년 이맘때 대통령을 비롯해 장관, 정치인, 군 장성 등 미국 사회 최고 엘리트 수백명을 초청, 속된 말로 진한 `농담 따먹기’ 를 하는 `석쇠 클럽(Gridiron Club)’이라는 유서깊은 클럽의 120주년 행사였다.

신문사 고참 언론인, 워싱턴 주재 각 언론사 지사장, 칼럼니스트, 백악관 출입기자 등이 회원인 이 클럽의 `석쇠’라는 명칭은 농담 대상 인물이나 사건 등을 고기 굽듯이 석쇠 위에 올려놓고 지글지글 굽는다는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가 13일자 스타일면에서 소개한 이 모임 기사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우스개 대상으로 삼은 사람은 민주당 대선 전략가 겸 연설문 담당으로, 존 케리 대선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 선거를 도울 때마다 8전8패해 ‘패배 연설문 전담’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는 `불운한’ 인물, 쉬럼이다.

또 이 모임의 불문율로, 유머 감각이 없는 사람으로 치부되지 않기 위해선 설사 자신이 석쇠에 올려지더라도 다른 사람들처럼 크게 웃어야 하며, 무대에 올라서면 자신을 조롱거리로 삼아야 한다.

부시 대통령의 이날 우스개 발언은 자유와 민주주의 확산 독트린에 대한 자신감, 6자회담의 최종 목표, 정권교체론이나 체제변형론 등 미국의 대북 정책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모두 떠올리게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부시 대통령은 4시간짜리 행사의 마지막 무대에 서자 평소 일찍 잠자리에 드는 자신의 수면 습관과 밤 11시가 넘은 시간을 빗대 “굿 모닝”이라고 서두를 뗌으로써 청중을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소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존 매케인(공화) 상원의원,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차례로 석쇠에 올려놓은 뒤 쉬럼을 올려놓았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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