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남사업, ‘통전부는 얼굴마담’·‘작전부는 행동대장’

북한은 공개적인 대남협상·교류 창구를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로 일원화시켜 대남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전부는 1977년 김일성의 직접교시에 따라 만들어져 남북회담 등 공식석상에서 노출된 활동을 담당하고 있어 외부에도 잘 알려진 편이다.

남한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대북협상의 내용과 방식을 달리하지만, 북한은 당 총비서인 김정일이 이를 직접 지휘하기 때문에 대남협상에 있어 별다른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통전부는 남북협상에서도 협상절차, 발언수위, 제스츄어 하나까지 모든 것을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민간차원의 남북 대화나 교류에서도 북한은 통전부 요원들을 편성해 대남사업의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례로 2004년 6월 금강산 남북작가회담 당시 북측 단장 장혜명은 조선작가동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직책으로 등장했지만, 실제는 ‘101연락소’ 국장직을 거쳐 지금은 ‘26연락소’ 대남문학창작국 담당 부소장을 맡고 있는 통전부 핵심 요원이다.

통전부 출신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통전부에는 약 2,500명, 작전부는 약 8,000명, 여기에 인민군 정찰국 요원들까지 합하면 수 만 명의 인력이 대남사업에 편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서 대남사업 부서를 속칭 ‘3호 청사’라 부른다. 여기에는 통전부, 대외연락부, 작전부, 우리나라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국가안전보위부 내 남조선국·반탐국 등이 속해 있다. 이외에도 35호실(대외정보조사부), 인민군 총참모부 산하 정찰국 등이 대남사업을 수행한다.

◆통전부, 공식적인 대남사업의 창구=통전부 소속 대남공작 요원들은 대부분 공개적인 행사나 회담 때 주로 가명과 가직위를 쓰고 있다. 남북대화나 교류 등으로 낯익은 전금진(본명 전금철), 안병수(본명 안경호), 이종혁, 1994년 남북실무접촉에서 ‘서울불바다’ 발언을 했던 박영수(사망) 등 대남사업 간부들의 실제 소속직책과 직급도 모두 통전부 부부장급 대우다.

통전부의 외곽단체로는 1970년대부터 남한내 반미민족해방 운동의 전위조직을 자임하고 있는 ‘반제민족민주전선(舊 한국민족민주전선)’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남·북·해외 민간 통일운동’이라는 형식으로 1992년부터 활동해온 범민족통일운동연합(범민련) 북측본부와 범민족통일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북측본부가 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해외동포원호위원회,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통협),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등도 통전부의 지시로 움직이는 단체다.

그동안 통전부의 주요 인사로는 김용순(2004년 9월 사망)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림동옥(2006년 8월 사망) 제1부부장등이 알려져 있다. 모두 김정일의 최측근이었다.

통전부 내에는 직접침투과, 남북회담과, 해외담당과 및 조국통일연구원 등이 있다. 해외에서도 활동한다는 점은 35호실과 비슷하지만, 노출된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직접침투과는 남한 내 반정부 통일전선 형성을 띤 간첩을 합법적으로 우회 침투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역할도 하며, 해외담당과는 해외 반한(反韓)교포단체 육성 및 친한단체 와해공작을 수행한다. 또, 조국통일연구원은 대남 심리전 및 대남관계 자료 분석을 담당한다.

◆대남사업 핵심부서 : 대외연락부-작전부-35호실=외부에 노출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비합법적으로 대남사업을 벌이는 3대 축은 작전부, 대외연락부, 35호실이다. 이들 부서의 수장은 강관주 대외연락부장, 오극렬 작전부장, 허영욱 35호실 부장이다.

오극렬은 2008년 6월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정일의 당 사업 개시 44돌 경축 중앙보고대회에 얼굴을 드러낸 것이 공개 활동의 마지막이었고, 강관주도 2006년 5월 조국광복회 창건 70돌 기념 중앙보고회에 참석한 것이 확인된 뒤 모습을 나타내지 않다가 지난 9월 북한정권수립 60주년 기념 열병식에 잠시 모습을 나타냈다. 허영욱 부장의 경우 그 활동에 대한 북한 매체의 보도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김정일은 1972년 후계자로 공인된 후 당 조직비서와 정치위원을 거쳐 1979년부터 이들 3대 부서에 대한 직접 지도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전부가 포괄적인 대남전략을 세우고 ‘얼굴마담’ 역할을 한다면, 작전부는 미리 구축해 둔 루트와 조직원들을 통해 간첩을 파견하는 ‘행동대장’ 역할을 맡고 있다.

작전부는 공작원의 기본교육과 육·해상 직접침투 후 주요 시설 정찰, 무인 포스트 발굴 및 매몰, 테러와 고정간첩 호송안내 임무를 맡는다. 산하에 공작원 교육기관인 ‘김정일 정치군사대학(舊 금성정치군사대학)’을 두고 있다. 작전부에는 대남 육·해상 작전과와 해외작전과, 지원과가 있으며 개성, 사리원, 청진, 원산, 남포, 해주 등에 연락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른바 ‘고정간첩’을 보내는 부서는 대외연락부와 35호실이다. 대외연락부는 직접 남한에 공작원을 침투시키고 35호실은 외국에 공작원을 보내 대남사업을 하는 해외공작을 담당한다.

대외연락부는 공작원 교육과 국내외 지하당 구축이 주요 임무로 대남담당과, 해외담당과, 지원과 등을 두고 있다. 대남담당과는 남한 내 반정부 인사 포섭 및 지하당 구축뿐 아니라 1997년 고 이한영(김정일의 처조카) 씨 피살사건과 같은 테러임무도 담당한다. 해외담당과는 일본, 중국, 동남아, 유럽 등의 해외교포들을 포섭하고 남한을 상대로 합법, 非합법적 방법으로 우회침투를 시도해왔다.

일명 조사부라 불리는 35호실은 공작원의 남한 침투 및 해외파견과 대남정보수집, 해외공작, 테러 등을 담당하고 있다. 1997년 필리핀인으로 위장해 국내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다 적발된 ‘깐수’ 사건과 1978년 최은희·신상옥 납치사건, 1987년 KAL기 폭파서건 등이 35호실 소행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