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당중앙위 사수’ 구호로 후계 결속 강조

북한은 1일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등 3대조직 기관지의 ‘공동사설’을 통해 올 한해 주요과제를 내외에 공개했다.


이중 정치사상 분야는 경제 분야에 이어 비교적 짧게 언급되며, 새로울 것도 없는 수사(修辭)로 채워졌다. 그러나 향후 김정은 후계작업을 염두에 둔 듯 김정은이 공식 등장한 지난해 노동당대표자회를 ‘정치적 대경사’로 강조하면서 노동당의 영도력을 집중 부각했다. 


공동사설은 서두에 “지난해 주체 99(2010)년은 강성번영의 미래를 내다보게 하는 경이적인 사변들이 단계적으로 일어난 거창한 변혁의 해였다”라고 평가하고, “지난해에 민족사에 특기할 정치적 대경사들을 통하여 우리 당과 혁명의 양야한 전도와 불패성이 힘있게 과시됐다”고 주장했다.


또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를 새삼 상기하며 후계작업의 공고화를 간접적으로 강조했다.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에서 ‘당중앙위 사수’ 관련 언급은 1999년 이후 12년 만이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노동당 중앙보고대회에서 14년만에 ‘당중앙위원회’란는 표현을 사용해, 김정은 후계체제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김정은의 공식 등장 이전에는 ‘혁명의 수뇌부’라는 표현이 주로 사용돼 왔다.  


김연수 국방대학교 교수는 “현재 북한은 ‘당중앙위원회’를 후계자 김정은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동사설에서 김정은 이름이나 ‘후계자’라는 말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곳곳에 명시된 ‘당중앙위’ ‘주체혁명의 위업 계승 완성’ ‘김일성 동지의 후손’ 등의 표현들이 김정은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심을 우회적으로 요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줄기차게 강조돼 온 ‘선군사상’은 당의 영도를 내세우면서 오히려 주변부로 밀려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는다. 이번 공동사설에서는 “각급 당조직들은 주체사상, 선군사상교양을 일관성있게 강도높이 벌려 우리 식 사회주의의 사상진지를 반석같이 다져나가야 한다”고 주문했으나, 이는 당의 영도성을 강조한 이후에 단 한 차례만 언급됐다. 


대신 공동사설은 “정치와 군사, 경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당의 영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확립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강조했다. 따라서 김정은의 공식등장에 따라 그 동안 모든 분야에서 ‘선군사상’을 앞세우는 흐름이 사실상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수년 째 주장하고 있는 ‘강성대국 건설’의 경우 무려 스무 차례 이상 언급됐다. 


공동사설의 제목부터 “올해에 다시 한번 경공업에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 향상과 강성대국 건설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키자”로 제시됐다. 또 지난해를 “우리가 그처럼 바라던 강성대국의 리상을 전면적으로 꽃피울 수 있는 토대가 축성됐다”고 평가하면서 올해를 강성대국 건설의 ‘대전환의 해’로 규정했다.


북한은 경제 위기와 식량난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김일성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내년을 강성대국 건설의 해로 강조하면서 주민들에게 사상과 총대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그러나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구호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의 경제 위기는 호전될 기미가 없어 강성대국은 3대세습과 핵무장을 강조하는 구호에 그칠 공산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나 공동사설이 불과 1년앞으로 ‘강성대국’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청사진 제시를 은근슬쩍 비켜감에 따라 내부 설득력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공동사설은 “우리 당의 사상은 공격사상이며 당의 혁명방식도 공격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경제적 성과를 일궈냈다는 의미와 함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공격에서 드러난 호전성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를 낳는다. 


공동사설은 또 “그 어떤 천지풍파 속에서도 민족의 존엄을 끝까지 고수하시려는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의지는 확고부동하였고 전군, 전민을 대담한 공격전에로 이끄신 장군님의 영도예술은 참으로 비범하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공동사설에서 ‘조미사이의 적대관계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언급하며, 미북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중국과의 친선관계만을 강조했다.


공동사설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경애하는 장군님의 두 차례의 중국 방문은 전통적인 조중 친선관계를 새로운 단계에 올려 세우고 우리 혁명의 유리한 환경을 마련한 역사적 장정”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들어 6자회담 재개와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와중에도 미국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천안함과 연평도 공격에서 보여준 중국의 북한 감싸기에 대한 답례 성격으로 읽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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