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당국, 혜산 중등학원에 건설 자재 공급

북한 당국이 곳곳에서 건설붐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이 양강도 혜산시 중등학원을 개건, 확장할 데 대해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이 지시한 단위에만 자재가 공급되면서 다른 건설 사업장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원수님(김정은)의 지시로 학원건설에 대한 자재는 일체 보장이 돼 건설이 빨리 진척돼 지금은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이 살 아파트를 비롯한 다른 건설 사업들은 지체되고 있어 건설장에서 빈둥거리며 놀고 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혜산시에서는 올 초부터 체육관, 압록각(국수 등 음식을 판매하는 곳), 아파트 건설 등 여러 건설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자재가 부족해 건설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반면 이보다 늦게 공사를 시작한 양강도 중등학원은 ‘속도전’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는 것.


혜산 중등학원은 10세 이상의 부모 없는 아이들(일명 꽃제비)을 돌보는 시설로 혜산시 성후동에 위치하고 있다. 김정은이 특별히 이 학원을 챙기는 것은 외국인들이 꽃제비들을 보고 사진을 찍는다는 점에서 대외적 이미지 손상을 미연에 방지하고 역전과 장마당을 떠도는 꽃제비들을 전부 수용해 집단관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부모 없는 아이들을 직접 챙긴다는 ‘후대 사랑’을 선전하기 위한 조치로도 읽힌다.


이는 김정은이 올해 들어 평양에 있는 육아원과 고아원 등 육아시설들에 대한 현지시찰을 자주 진행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북한에서 고아원은 부모가 없는 만 15세 이하의 어린이들을 수용·교육하는 시설로서 연령에 따라 육아원(4세 미만)·애육원(4~5세)·초등학원(6~9세)·중등학원(10~15세)으로 구분되며 각 도(道) 마다 1개씩을 두고 있다.


소식통은 “다른 공장 기업소들은 전기를 주지 않아도 중등학원만은 24시간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의류와 식료 등을 중앙에서 특별히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주민들은 “원수님이 아이들을 특별히 고와(이뻐)하는 것 같다”는 말을 하면서도 “꽃제비에 대한 대외 이미지가 좋지 않으니 집단관리하려는 것”이라는 비아냥대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현재 시내 곳곳에 널려있는 땅 집(단독세대)들을 다 허물고 아파트를 짓는데 일부 지역은 아직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원수님 지시로 짓는 대상은 속도전으로 완성되는데 주민들의 돈으로 자재의 일부를 해결해야 하는 아파트 건설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건설 자재 중 일부를 주민들에게 징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김정은의 ‘지시단위’와 ‘비지시단위’에 대해 위(중앙당)에서부터 차별하면서 자재를 공급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돌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또 “전국에서 건설열풍이 불고 있지만, 무슨 건설이든 (김정은의) 지시단위라야 자재가 보장된다”면서 “그런 단위는 중앙공급이여서 건설 단위들에서도 서로 맡겠다고 나서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시단위라고 무조건 믿는 것은 안 될 것”이라며 “지난 5월에 무너진 평양 아파트도 고위급(간부)들이 살 집이여서 건설자재도 좋은 것을 썼을 텐데 무너졌잖은가”라는 말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현재 이곳에서는 중등학원 건설 말고도 많은 건설이 진행되고 있어 주민들의 노력동원은 늘어만 간다”면서 “지난달 중순까지 농촌동원이 끝나고 이제 보릿고개가 시작돼 하루 먹고 살아야 하는 주민들에게는 또 다른 고통의 시작”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데일리NK는 지난 4월 고아원 시설에서 집단생활하고 있던 양강도 내 꽃제비들이 육체적으로 과도한 노동에 시달려 고아원을 탈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김정은의 지시로 꽃제비들을 고아원에 모두 집결시키고 도(道) 인민위원회에서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