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당국, 최근 공개 재판·총살 자제”…민심 이반 의식?

최근 북한 당국이 주민통제 명목으로 공공연하게 진행하던 공개 재판 및 처형 집행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전기선을 자르거나 한국 드라마 및 영화 시청, 월경도주자 등 사회 무질서를 조성하거나 체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주민들을 일심단결에 저해를 줬다는 명분으로 공개 재판이나 총살을 하곤 했는데 올해는 국가보위성(우리의 국가정보원)이나 국가보안성(경찰)이 조용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예를 들면 지난 3월 초, 회령시에서 주민들의 도주(탈북)를 수십 차례 방조(傍助)했던 40대 중반 남성이 체포됐지만 정작 공개 재판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예전 같으면 (이 정도 사건이면)큰 간첩이나 잡은 것처럼 여론을 확산시키고 피바람이 불었을 텐데 체포도 조용히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김정은은 집권 이후 취약한 권력 기반을 다지기 위해 고모부 장성택 등 고위간부들을 고사총으로 무자비하게 처형하거나, 일반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시범겜(본보기) 형태로 종종 공개처형을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김정은 집권 5년 실정(失政) 백서’에서 “김정은이 3대 세습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자신의 고모부 장성택을 비롯한 고위 간부와 주민 340명을 공개 총살하거나 숙청하는 반인륜적인 행위를 자행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집권 5년 동안의 악행을 지켜 본 주민들의 민심이 이반되자, 공안기관이 다소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김정은은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보위성에 ‘공개처형 금지’ ‘인권유린 말라’ ‘영장 없이 가택 수색 금지’를 잇따라 지시한 바 있다. 

소식통은 “(당국도) 주민들이 얼마나 힘들어 하고 있는지 잘 알고, 때문에 최근 공개 총살이나 공개 재판을 피하는 것 같다”면서 “주민들의 불만 확산을 인식해서 조심하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 역시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피비린내 나는 공포통치에 등을 돌린 주민들이 많다”면서 “때문에 지금과 같이 민심이 어수선하고 식량난으로 신경이 예민해진 주민들을 잘못 건드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또한 6년차로 접어든 김정은 정권의 통치 자신감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그동안은 말 안 듣는 간부와 주민들에게 칼날을 세우는 통치전략을 펼쳤는데, 이제는 포용 정치를 구사해도 되겠다고 본 것 같다”면서 “대형 정치적 사건이 터지지 않는 한 이 같은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