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오는 5월에 개최되는 7차 당대회를 앞두고 각종 건설동원뿐 아니라 건설에 쓰일 자금까지 주민들에게 강제로 갹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각 지역 동사무소와 인민반에선 당대회를 성대하기 치르기 위한 ‘노력동원’과 ‘물자지원’을 연일 독촉해 주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요즘 곳곳마다에는 7차당대회 관련 선전구호와 포스터로 도배되고 거리는 당대회를 선전하는 방송차 소음에 조용할 날이 없다”면서 “동사무소 간부들은 이른 새벽부터 메가폰을 둘러메고 ‘주민노력 동원’을 호소하는가 하면 인민반장들을 내세워 ‘세외부담’을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특히 올해는 넉 달 앞에 다가온 7차 당대회와 새해 (김정은의)신년사 관철을 위한 동원까지 겹쳐 그 어느 때 보다 주민들이 들들 볶인다”면서 “당국은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3호발전소 등의 건설 공사장에 보낼 ‘지원물자’ 명목으로 공장과 학교, 주민 세대별 납부액을 정해 놓고 무작정 받아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위(당)에서는 3호발전소를 비롯한 주요 건설은 4,15(김일성 생일)전으로 완공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주민 모두가 물심양면 동참하기를 요구한다”면서 “당국의 이 같은 ‘노력 동원과 물질(자금)적 지원’ 강요로 공장기업소는 물론 어린 학생들까지 곤욕 치른다”고 강조했다.
또 소식통은 “당대회를 앞두고 소학교와 초, 고급 중학생들은 ‘소년호, 청년전위호 탱크’ 증정운동을, 가두여성(전업주부)들은 ‘여맹호 탱크’ 운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가정집 주방 철제 도구는 하나도 남는 것이 없는데다 그것도 부족해 돈을 내는 가정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전국의 소(초등)학교와 대학교 학생들은 1인당 40~50kg의 파철과, 10kg의 유색금속(구리)수집 과제를 수행해야 하고 이를 모으지 못하면 대신에 3,4만원의 돈을 바쳐야 한다”면서 “이 밖에 건설장에 필요한 삽과 곡괭이 등 작업공구와 장갑, 세면도구, 식량과 같은 ‘지원물자’ 명목으로 세대별 5만 원 이상 현금을 더 거둬간다”고 전했다.
특히 소식통에 “주민들은 새해 (김정은의)신년사 관철을 위한 1톤의 퇴비를 살 수 있는 돈을 내야 하는데, 당 대회비용까지 겹치다 보니 수십 만 원의 돈을 내야 한다”면서 “공장기업소 간부들은 할당된 현금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2인 1조의 약삭빠른 젊은이들로 구성된 ‘벌이조’를 꾸려 내보내고, 구역 당(黨)은 지역 내 ‘돈주’들을 ‘입당시켜 준다’ 꼬드겨 ‘자진헌금’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주민 반응 관련 소식통은 “주민들은 ‘해마다 벌이는 과제 놀음에 신물이 난다. 인민들 주머니 털어 행사 치른다’며 지난해 당 창건 70돌 자축행사에 이어 앞으로 열릴 당 7차대회를 비난한다”면서 “시장 장사꾼들은 ‘돈을 많이 내면 입당시켜준대, 입당하겠으면 돈을 내라’며 서로 농말로 비아냥거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