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당국 ‘조선은 개혁개방 안한다’ 강조”

▲ 평양 골목 장마당 모습 ⓒ데일리NK

북한 당국이 10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장마당 단속 등을 크게 강화하면서 주민들에게 ‘남조선에 대해 환상을 갖지 말라. 조선은 절대 개혁 개방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내부 소식통은 23일 중국 통신망을 이용한 무산-서울 직접 전화 통화에서 “요새 인민반 강연에서 ‘인민들은 적들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에 맞서 모기장을 단단히 쳐야 한다. 조선은 절대 개혁개방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절대 남들이 걷는 길을 걷지 않는다. 적들의 개혁개방 책동에 혁명적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자’는 강연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북미관계 개선과 남북관계 진전에 맞물려 대외적으로는 개방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개혁개방을 거부하는 시장 통제와 체제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의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 개혁개방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다.

정상회담에 대한 당국의 평가를 묻자, 소식통은 “남조선은 한 손으로는 지원하고 한 손으로는 공화국 붕괴 책동을 벌이기 때문에 절대 환상을 갖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최근 데일리NK가 입수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명의로 지난 10월 발행된 문건 내용에도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비사회주의적인 현상에 대해 적당히 대응해서는 안 된다. 철저히 근절하기 위해 집중적인 공세를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밝히고 있다.

대북지원단체 좋은벗들은 북한 당국이 최근 강연제강에서 “시장 장사는 우리식 사회주의를 안으로부터 와해시키고 자본주의로 가는 길을 앞당기는 근본원천”이라며 “시장 장사의 나이를 제한하고 장사를 못하게 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바로 가지도록 조직사상사업을 강화하자”고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 40세 이하 여성은 장마당에서 장사를 금한다는 지시를 내렸다. 소식통에 따르면 장마당에서 여전히 한국 글씨(서적)나 상품, 녹화기처럼 체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품은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