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7일 조선중앙TV을 통해 ‘대남 전면대결태세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남북간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는 이명박 대통령이 한반도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교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내부소식통은 18일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17일 저녁 인민반회의에서 ‘조국통일이 성숙됐다’ ‘다가오는 2012년까지 기어이 조국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내용의 강연회가 열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17일 저녁 8시부터 9시 사이에 일제히 인민반 회의를 갖고 ‘선군의 불기둥아래 군대와 인민이 하나로 뭉쳐 조국통일의 대 사변을 준비 있게 맞이하자!’라는 제목의 강연제강(교양문건)을 주민들에게 열람케 했다.
소식통은 이 자료가 양강도 도(道)당에서 제작된 것이 아니라 중앙당에서 내려온 것이라고 말해, 이날 강연회 주제가 중앙당 차원에서 미리 계획됐던 것임을 암시했다.
이날 강연회는 평소 인민반 회의와는 다르게 혜산시당 간부들이 집중 투입됐으며, 강연제강에는 주로 이명박 대통령이 한반도 전쟁 책동을 주도하고 있다는 왜곡된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강연회에서는)‘이명박 역도는 국적조차도 불분명한 놈’이라면서 ‘일본 놈들의 치마폭에서 자라고 미국 놈의 품안에서 길들여진 친미 사대매국노’라고 욕했다”며 “‘미국 놈들이 저들의 개로 길들여진 역도를 대통령 자리에 앉혀 놓고 또 다시 동족상쟁을 일으키려 발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 열람됐던 강연제강에는 “이명박 역도는 미제 상전들에게 아부해 목숨을 부지하려고 대통령 감투를 뒤집어 쓴 첫날부터 온 남녘땅을 전쟁 놀이터로 만들었다”면서 “역도의 사대 매국 책동으로 경제마저 파탄 난 남조선에서 인민들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다”고 이 대통령을 비난했다.
또 “역도의 경제정책으로 하여 지금 남조선은 해방 후 사상 최대의 채무국으로 변했다”며 “ 삶의 길을 찾지 못한 남조선 인민들과 대학생들은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강연제강은 최근 남북관계 경색을 지칭한 듯 “이명박 역도는 파탄 난 경제의 책임을 회피하고 인민들의 반정부 투쟁을 무마하기 위해 정세를 긴장시키고 새 전쟁도발 책동을 미친 듯이 벌리고 있다”며 “지금 적들의 책동은 단순한 위협수준을 벗어나 어느 시각에, 어디에서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묘사했다.
이어 “역도의 무리들은 새해 벽두부터 우리 공화국에 대한 선제공격에 대해 요란스럽게 떠들고 있다”며 남북 긴장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며 “하지만 역도는 어리석은 망상에 사로잡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고 나섰다. 우리는 적들 스스로가 자초한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연제강은 “우리에게 있어서 핵문제는 버려도 아깝지 않을 구식무기를 논하는 문제이다”며 “우리는 이미 핵보다 더 강력하고 무자비한 타격수단을 가지고 있으며, 괴뢰역도가 더 이상 우리를 건드린다면 바로 그 기회에 우리 인민의 역사적 숙원인 조국통일의 위대한 장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강연제강은 특히 “우리는 결코 빈 말을 하지 않은 다는 것을 지나 온 역사를 통해 똑똑히 보여주었다”며 “이제 조국통일의 대사변은 눈앞에 다가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군대와 인민이 하나로 뭉쳐 다가오는 강성대국을 기어이 하나가 된 통일대국으로 만들자”며 “지금 이 시각 당장 전쟁이 일게 된다 해도 즉시적으로 동원될 수 있도록 만반의 전투동원태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강연 자료의 내용이나 시당 간부들이 직접 강연회에 출연하는걸 봐서 전국적으로 다 진행되는 강연회일 것”이라며 “조만간 양강도 농촌지역에서 강연회가 진행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연회가 끝나자 주민들은 ‘이제 곧 전시상태가 선포될 것이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다”면서 “도대체 요즘 남조선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냐?”고 되물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