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당국, 외화 통제하면서 장세는 중국돈으로 받아”

북한 당국이 국경지역 시장에서의 외화(달러·위안화) 사용을 통제하면서 시장 장세(場稅)를 위안화를 거둬들이고 있어 주민들이 이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근 시장에서 중국돈 사용이 금지됐는데 시장관리소는 위안화로 장세를 걷고 있어 주민들이 이에 반발하고 있다”면서 “외화 사용으로 단속당한 주민들은 ‘장세를 위안화로 걷으면서 왜 단속하느냐’며 보안원들에게 항의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시장에서 중국돈 사용은 공공연한 것이고 북한 돈보다 가치가 커 대부분의 주민들은 중국돈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사용하지 못하게 단속하면서 장세는 중국 돈으로 받는 것을 두고 ‘백성들은 검열대상이고 시장관리소는 검열대상이 아니냐’라는 볼멘소리를 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혜산 농민시장 의류 매대(좌판)에서 중국돈으로 도매거래를 하던 두 장사꾼이 장마당 순찰을 하던 보안원에게 돈 가방을 회수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당시 장사꾼들이 보안원에게 강하게 항의하는 등 소란이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허리에 찬 돈 가방을 마구 빼앗으며 외화가 들어있는지를 확인한 것도 모자라 물건까지 회수하겠다는 보안원의 말에 단속된 장사꾼들이 ‘애매한 주민들만 닦달하지 말고 검열을 하겠으면 똑바로 해라’며 목소리를 높이며 달려들자 삽시에 주변에 사람들이 몰렸다”면서 “주변이 시끄러워지자 보안원은 돈 가방은 돌려주고 보안서에 오라는 말을 남기고 도망가듯 가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소식통은 “현재 혜산 시장에서 장세 1일 중국돈 1원으로 북한 돈으로 계산하면 1350원이다”면서 “중국돈으로 하면 종이돈(지폐) 한 장이면 되는데 조선 돈으로 받으면 천원짜리 한 장에 이백원짜리, 백원짜리 그리고 50원짜리까지 내야 하니까 받는 사람도 장세를 내는 사람도 다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우리가 힘들게 벌어서 돈을 좀 모을까하면 화폐개혁이요 뭐요 하면서 우리를 망하게 만드는데 누군들 조선돈을 신용하겠는가”면서 “이젠 어린 학생들까지 조선 돈이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이라고 강조했다.


소식통은 “시장 상인들 사이에선 ‘외화를 쓰지 말라고 하는 놈들(검열당국) 주머니에는 외화가 더 가득할 것’이라면서 ‘불법이라고 단속해놓고는 자기들이 사용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인데, 외화라고 다르겠나’는 등의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국경지역의 일부 시장들에서 외화사용을 금지시켰다. 소식통은 “2009년 화폐개혁 이후 주민들의 외화의존도가 높아질 대로 높아졌기 때문에 외화단속을 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당국이 외화확보 목적으로 단속을 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